단종의 한, 율곡의 한양몽(夢)이 서린 남한강 정약용길

단종이 영월로 유배를 가던,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을 데리고 한양으로 향하던 경기옛길 평해길.
남한강을 따라 걷는 제3길은 조선 최고 실학자 정약용이 사랑한 길이다.

글. 이인철 사진. 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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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옛길

평해길은
구리에서 양평을 잇는 경기옛길로, ‘관동대로’라고도 불린다. 관동 지방인 강원도와 한양을 연결했던 옛길이기 때문이다. 한강 수변과 산, 들판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길로, 총 10개 코 스가 있다.

Info

코스 정보 팔당역 – 팔당댐 - 정약용유적지(다산생태공원) - 운길산역
소요 시간 4시간
거리 12.9km
난이도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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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즐기는 아름다운 경관, 상심낙사(賞心樂事)의 길’. 경의중앙선 팔당역 광장 안내판에 소개된 정약용길의 설명이다. 정약용은 상심낙사의 운치를 지닌 곳으로 자신의 고향집이 자리한 초천(苕川, 현 남양주시 와부읍 능내리 마재마을)과 서종을 꼽았다. 평해길 제3길은 이 중 초천, 즉 마재마을을 지난다. 상심낙사의 길을 ‘정약용길’, ‘마재옛길’이라 부르는 이유다. 숙부 수양대군에게 권력을 뺏긴 어린 단종이 영월로 유배를 가던 아픈 역사가 담긴 길이자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을 데리고 한양으로 향하던 율곡의 꿈이 담긴 길이기도 하다. 산과 강, 봄을 품은 길 정약용길은 팔당역 광장에서 출발한다. 팔당역 교차로에서 좌회전해 남양주시립박물관을 지나 10여 분 걸으면 예봉산 등산로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예봉산 방향으로 50m 정도 오르면 자전거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옛 중앙선 폐철로를 활용해 조성한 남한강 자전거길이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꼽힐 만큼 왼쪽엔 예봉산, 오른쪽엔 한강 봄을 입은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수도권 식수원 팔당댐을 지나면 봉안터널이 나온다. 터널 안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신비로워, 마치 시간 여행자나 차원 여행자가 된 듯한 기분이다. 터널 안 벽과 천장 곳곳에서는 중앙선 기차가 다니던 시절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다만, 폭이 좁은 데다 걷는 사람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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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안터널을 나오면 능내리 연꽃마을로 이어진다. ‘두 눈을 감고 걸었다. 그동안 꽃이 피었다’. 팻말에 적힌 짧은 글이 긴 여운을 남긴다. 다산생태공원까지 포장된 자전거길을 벗어나 흙길을 걷는다. 이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여 팔당호 풍경에 잠시 취해보자. 바쁜 일상에 여유와 쉼을 선물해줄 것이다. 다산생태공원을 벗어나면 마재마을에 자리한 정약용 생가 ‘여유당’이 나오는데, 정약용이 유년기와 강진에서 유배 생활 후 돌아와 여생을 보낸 곳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생가와 박물관에 들러 조선 최고 실학자의 생애를 둘러보길 추천한다.
한국 천주교회 요람이자 정약용의 형 정약종과 그의 가족을 위해 봉헌한 마재성지를 지나면 능내역이다. 기차가 달리던 철로는 흔적만 남았고 역사는 폐쇄됐지만, 추억 감성 여행지로 각광받으며 사진 촬영 명소가 됐다. 특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중간 기착지로 이 역을 이용하면서 자전거역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부터 운길산역까지 다시 자전거길과 동행한다. 조안리 벚꽃길을 지나면 멀리 양수대교가 보인다. 다리 옆 왼쪽 길로 들어서 100m 정도 걷다 보면 운길산역에 도착한다. 정약용길은 한마디로 자연을 품은, 가슴이 상쾌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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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독자와 함께 걸었습니다! 경기옛길 정약용길 탐방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동행했는데, 사전 신청을 받아 선정된 <나의 경기도>독자 6명이 허영호 대장과 함께 걸었다. 독자들은 4시간여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고, 세계 최초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등반한 허영호 대장과 소통하며 뜻깊은 추억을 쌓았다. 허영호의 경기옛길 독자 이벤트는 하반기에 한번 더 진행할 예정이다.





허영호
산악인이자 탐험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인류 최초의 산악인이다. 드림앤어드벤처 대표로 등반, 트레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그는 경비행기 세계 일주도 준비 중이다.

Tip

시작점 찾아가기
대중교통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성 팔당역
가족 코스
다산생태공원 생태,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수변 공원. 남한강을 따라 걷는 산책길로, 생태 해설사와 함께 식물과 교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한강을 사랑한 정약용의 생애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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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사진 촬영 명소
능내역
경의중앙선 철도 노선이 변경되며 2008년 폐쇄됐다. 지금은 관광용 쉼터로 활용되며, 추억 감성 여행자에게 관광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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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마을길
한강을 곁에 두고 걷는 길로 멀리 팔당호의 빼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힐링 산책 코스로 중간중간 연꽃 공원을 조성해 운치를 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