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포구 마을의 뿌리를 찾아서 강화길 금릉옛길

한강의 시작점에 위치해 예로부터 군사적 요충지이자 삼남 지방의
특산물을 실은 배들이 한양으로 드나들던 포구 도시, 김포.
강화길 제2길 금릉옛길은 김포의 뿌리를 따라가는 길이다.

글. 이인철 사진. 전재호
경기옛길2
경기옛길

강화길은
조선시대 강화도로 향하는 주요 간선도로 중 하나로 당산미, 김포아트빌리지,
김포장릉, 김포한강조류생태공원 등 다양한 명소를 품고 있다.

Info

코스 정보 풍무역(2번 출구, 새장터공원)-김포 장릉-김포향교-
걸포중앙공원-김포아트빌리지-(모담공원)-운양역
소요 시간 3시간 20분
거리 12km
난이도

경기옛길3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지명, 김포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나와 1km 정도 걸으면 새장터공원이 나온다. 아파트 숲속 휴식처로 김포 시민에게 사랑받는 이 공원 입구에 금릉옛길 시작점이 있다. 코스 안내판을 읽어보니 왜 김포옛길이 아닌, 금릉옛길인지 알 수 있었다. 김포는 고구려 장수왕(475년) 때 ‘검포(黔浦)’로 불렸다. 검(黔)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거룩한’이란 의미를 품고 있다. 풀이하면 ‘신성한 포구 마을’이란 뜻이다. 이후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김포’라는 지명을 최초로 사용한다. 자주 사용하지 않고 어려운 한자인 ‘검(黔)’보다 일반적이고 좋은 의미의 한자인 ‘금(金)’을 사용하면서 지금의 김포(金浦)로 불리고 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지명으로, 김포의 또 다른 지명은 금릉(金陵)이다. 금릉은 김포의 대표 문화유산인 김포 장릉과 김포의 500년 중심지였던 관아가 있던 곳이라 붙은 이름이다. 금릉옛길이란 이름에서 이 길은 장릉과 관아를 지나는 길임을 알려준다.

세계문화유산 김포 장릉 한 바퀴 공원에서 나오면 김포 신도시를 걷는 시내길이다. 김포의 변화된 모습을 감상하며 천주교 풍무동성당과 김포공원묘역을 지나면 장릉산으로 진입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따라 걷는 산책로로, 사색하며 걷기 좋은 구간이다. 10여 분 걷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조선 왕릉 중 하나인 김포 장릉이 나온다. 장릉은 추존왕(追尊王) 원종과 인헌왕후 구씨의 무덤이다. 추존왕이란 ‘실제로 왕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세상을 떠난 뒤 왕으로 높여 묘호가 내려진 왕’을 말한다.

경기옛길6
경기옛길6

원종이 사후 왕으로 추존된 것은 아들 인조 덕이다. 조선 16대 왕인 인조는 광해군을 폐위하고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후, 자신의 아버지이자 선조의 다섯째 아들 정원군을 원종으로 추존했다. 이후 효종·숙종·영조·정조 등이 장릉을 참배했는데, 특히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참배하기 전 장릉에 먼저 들러 참배했다고 전해진다.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잠시 장릉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장릉을 감싼 아름다운 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경기옛길6
경기옛길6

900년 넘은 김포향교, 김포 관아의 역사와 마주하다 장릉을 내려가면 김포시청사가 나온다. 시청사 마당에 있는 현감, 군수 선정비는 김포의 오랜 역사를 방증하는 유적처럼 보인다. 한국 축구의 산증인 이회택 흉상이 세워진 김포체육공원을 지나면 돌문 마을이다. 김포의 기름진 농토가 2001년 택지 개발로 사라지기 전 이곳에는 돌을 쌓아 만든 옛 김포여자중학교와 상업고등학교 교문이 있었다. 이후 사람들이 이를 추억하며 이 일대를 돌문 마을이라 불렀다. 지금은 먹거리 거리로 조성돼 김포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김포가 한반도 최초 벼 재배지였다는 사실을 알리는 표지석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서면 김포 관아가 있던 옛 김포의 중심지 김포향교가 나온다. 1127년 고려 인종 때 지은 김포향교로, 9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향교를 지나면 계양천 산책로를 따라 걸을 수 있다. 천변을 30여 분 걸으면 김포아트빌리지에 도착한다. 시민들의 창작 활동과 전시, 체험 등을 지원하는 참여형 문화 예술 공간이다. 이곳에서 여러 작품을 감상하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모담산 입구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숲속 예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모담산 전망대가 나온다. 김포 한강신도시를 조망하기 좋은 장소다. 모담산을 내려오면 금릉옛길의 종점인 운양역이 코앞이다. 경기옛길 중 짧은 구간에 속하지만, 길을 따라 펼쳐진 역사만큼은 다른 어느 길보다 길었다.

허영호
산악인이자 탐험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인류 최초의 산악인이다. 드림앤어드벤처 대표로 등반, 트레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그는 경비행기 세계 일주도 준비 중이다.

Tip

시작점 찾아가기
지하철
김포골드라인 풍무역 2번 출구

가족 코스
모담공원 둘레길 김포아트빌리지에서 오를 수 있으며, 김포 시내와 한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길이다. 오솔길을 따라 오르며 숲 향기를 만끽하는 구간이다.


경기옛길7




tip사진 촬영 명소
김포 장릉
조선 16대 인조의 생부인 원종과 그의 비 인헌왕후 구씨의 능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조선 왕릉의 입지 선정에는 풍수적으로 명당이면서도 왕궁이 있던 도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이 최적지였다. 그만큼 빼어난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경기옛길8








김포아트빌리지
모담 산 자락에 있는, 김포 시민의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쉼터. 한옥 마을의 고즈넉한 아름다움과 아트 센터의 현대적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독자 초대 이벤트
등반의 전설,
허영호와 함께 걸어요
허영호의 경기옛길 탐방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세계 산악계의 레전드 허영호 대장과 함께 걷고 싶은 경기도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일시 10월 첫째·둘째 주 중
장소 경기옛길 물끝길(신원역~양평역)
신청 기간 9월 30일까지
선정 방법 신청자 중 10명을 선정해 별도로 연락드립니다.
이메일 magazine@gg.go.kr

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