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베나,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너는 내 옆에 있지. 사랑했던 강아지를 파보 장염으로 잃은 뒤 많이 힘들고 외로운 시기에 너를 만났어. 또다시 강아지를 키울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성남 유기견 보호소에서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너를 본 순간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단다. 하지만 어떻게 사랑을 주고 돌봐줘야 할지 몰라, 그리고 자칫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늘 안절부절못했지. 하지만 나의 우려와 달리 너는 밥도 잘 먹고, 산책할 때면 신이 나서 앞장서 걷고, 내가 아플 때면 곁에 앉아 핥아주고 몸을 비비면서 위로해주었지. 너를 보살피고 사랑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니었나 싶어. 올해는 비가 많이 온대. 근데 은근히 신난다. 너랑 나는 비를 좋아하잖아. 후드득후드득, 우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나무 냄새, 풀 냄새 가득한 산책길을 신나게 걸어보자꾸나. 지금처럼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나무·하늘·바람을 즐기면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곁에 있어줘. 소중하고 기특한 베나야, 많이 사랑해.

늘 너에게 고마운 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