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해가 미군에 입대한 사연은 이렇다. 전장이 대부분 험준한 산악 지대라 식량과 포탄 운송에 어려움을 겪던 미군은 말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때마침 피란길에 다리를 다친 여동생의 의족을 사기 위해 말을 팔려던 김혁문을 만나 레클리스를 산다. 제주에서 태어나 경주마로 활약하던 레클리스는 신장 142cm, 체중 410kg의 작은 암말이었지만 일반 병사 10여 명의 몫을 해낼 정도로 전투력이 뛰어났다. 게다가 머리도 영리해 사람이 두어 번 동행해주면 그 뒤에는 혼자 보내도 알아서 길을 찾아가고, 사격이 시작되면 엎드릴 줄도 알았다. 병사들이 자신의 방탄복을 벗어 보호할 정도로 레클리스는 소중한 전우였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의 요청으로 샌프란시스코로 간 레클리스는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했고, 1959년에는 하사로 임관했으며, 스무 살까지 살다 1968년에 눈을 감았다. 한국과 미국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미 ‘퍼플 하트’ 훈장 2개, 미 해군 사령관 표창 2개, 한국전쟁 참전 유엔 훈장 등 수많은 훈장을 수훈하고 표창을 받았을 뿐 아니라 미국 잡지 <라이프>에서 선정한 ‘미국의 100대 영웅’에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 링컨, 테레사 수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