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선생이 어릴 때, 하루는 스님이 찾아와 마당에서 노는 어린 율곡을 보며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관상이니 아이를 살리려면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으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고 한다.
율곡의 아버지는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고 잘 가꿨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스님이 다시 찾아와 뒷산의 밤나무를 세더니 한 그루가 모자란다며 호통친 후 갑자기 호랑이로 변신해 아이를 잡아먹으려 했다.
그때 어디선가 “나도 밤나무요, 나도 밤나무”라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를 듣고 달려가보니 그곳에는 작고 비리비리한 밤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호랑이는 그 밤나무를 보자 도망을 갔다. 밤나무가 모두 1,000그루였기 때문이다.
율곡의 이야기는 화석정까지 이어진다. 화석정은 율곡의 선조가 지은 정자로, 율곡이 유년 시절과 여생을 보낸 곳이다. 관직에서 물러난 율곡은 이 정자에서 제자들과 함께 시를 짓고, 명상을 하며, 학문을 논했다고 한다. 임진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북한의 송악산과 천마산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