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딸이 엄마에게
엄마,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행복하게 사세요
5월호 꿈꾸는 사진관 주인공은 김혜미 씨.
초등학교 이후 제대로 된 가족사진 하나 없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친정 식구와 오붓하게 가족사진을 찍고 싶다는 사연을 보내왔다.
글. 이정은 사진. 전재호
사랑하는 엄마! 오랜만에 편지를 쓰려니 어색하기도, 쑥스럽기도 하네요. 어릴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우린 해외에 나가 살게 되었지. 그런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특별히 어려움 없이 자라서 그런지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아쉬움도 없었고, 엄마의 노력도 잘 몰랐어요. 나이가 드니 이제야 혼자 고군분투했을 엄마의 고생을
알겠더라고. 미안한 마음, 그리고 아빠 없이 혼자 영준이와 나를 부족함 없이 잘 키워줘서 너무너무 고마운 마음 뿐이에요. 항상 엄마한테 효도하면서
살아야지 하는데도 딸이랑 엄마 사이가 그렇게 살갑게는 안 돼서 티격태격하는 경우도 많지.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거, 알죠? 내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엄마가 그랬잖아. “마음 나눌 때가 되니 떠나는구나.” 그런데 엄마, 나 떠나는 거 아니야. 집에 수시로 들를 거고, 더 생각할 거야. 이젠 셋이 아닌 넷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걱정이 많아 내가 결혼한 뒤에도 계속 걱정할 것 같은데, 착하고 듬직한 사위가 잘 챙겨주고 아껴주고 할 테니 내 걱정은 하지 않았으면 해요. 건강관리 잘해서 우리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