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감성

‘촌스러운데 매력적이다. 낡았는데 새롭다’, 7080 시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2030 세대에게 복고는
‘힙한 갬성’이다.
‘라떼’ 아빠도, MZ세대 딸도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뉴트로 여행지를 소개한다.

글. 이정은 사진. 경기관광공사

빈티지 오디오가 재현하는
아날로그 사운드
오디오 장비가 귀하던 1960~1970년, 음악 감상실은 청년 문화의 산실이었다. 턴테이블 위 LP 음반이
돌아가고 최신 가요가 아닌 올드 재즈나 클래식이 흘러나오던 곳.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았던 음악
감상실이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이들 덕분에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대표적인 곳이 ‘황인용 뮤직 스페이스 카메라타’.
클래식 전문 음악 감상실이자 16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파주 헤이리마을의 터줏대감이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등
1970~1980년대 라디오 DJ로 활약했던 유명한 아나운서 황인용 씨가 모은 2만여 장의 LP 음반과 100년
명품 스피커가 재현하는 감동적 소리에 귀가 호강하고, 일렁이던 마음의 파도가 잔잔해진다.

황인용 뮤직 스페이스 카메라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3,

나팔바지, 디스코의 귀환! 화려한 네온사인, 반짝이는 조명, 빵빵한 디스코 사운드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신발 끈을 단단해 매고 엉금엉금
트랙을 몇 바퀴 돌다 보니 금세 익숙해진다. 기억에선 잊혔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롤러스케이트의 운동량은
상당하다. 10~20분만 타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면 저녁 시간에 찾는 것도 좋다.
교복, 청 재킷 등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동아리 회원들이 신나게 질주하며 열기를 발산하기 때문.
7080 세대는 물론 초등학생부터 20~30대 젊은 층까지 모든 연령층의 레저 장소가 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추억을 소환해보자.

로라비트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덕영대로 1566,
031-202-7982







가난했지만 따뜻했다,
‘갬성’으로 되살아난 그 시절
‘ㅇㅇ상회’ 등 옛날 상표가 인기를 끌고, 셀럽들이 나팔바지와 청청 패션으로
SNS 사진첩을 도배한다. 소주 회사는 원조 소주 출시에 맞춰 1980년대 주점
스타일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동묘시장은 어르신이 아닌 MZ세대로 가득하다.
옛 물건이 자아내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추억마저 감성으로
되살아나기 때문. 파주 헤이리에 있는 못난이 유원지, 옛날물건박물관,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1970~1980년대 생활상을 생생하게 재현한 곳으로,
추억을 한 보따리 풀어놓기에 부족함이 없다.
직접 구워 먹는 쫀드기와 뽑기는 추억 여행을 더욱 감성적으로 물들인다.

못난이유원지·옛날물건박물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9-78, 031-957-4466
한국근현대사박물관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9-85, 031-957-1125


기적 소리 대신 향수와 설렘 가득 비록 느리긴 했지만 모든 역에 정차하며 외진 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발이 되어준 통일호와 무궁화호가 운영을 중단하며
간이역도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열차가
떠난 빈자리를 추억과 감성이 채우고 있다. 비둘기호를 기억하는
중년 부부에게는 오래전 두근거림이,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에게는
‘심쿵’ 한 설렘이 기적 소리를 대신한다.

구둔역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구둔역길 3, 031-771-2101
※ 구둔역 역사는 5월까지 정비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개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