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과 유혹 사이 김미경의 마흔 수업

대한민국 최고 강사이자 대표적 여성 멘토로 꼽히는 김미경 MKYU 대표.
100세 시대에 마흔이라는 나이를 새롭게 정립하자는 그녀가 경기도민에게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

글. 이선민 사진. 전재호
김미경

“마흔을 불혹이라고 해서 무언가 이루어냈어야 하는 나이로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의 마흔은 다시 시작할 나이예요. 100세 인생을 시계라고 생각해보세요. 나이 마흔은 오전 9~10시 무렵이에요. 그건 하루를 시작할 때이지 마무리할 때가 아니잖아요. 오히려 인생 후반부 준비를 시작할 적기입니다.”
자기 계발 강사로 26년간 활동해온 김미경 대표는 마흔이라는 나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우울해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흔은 시작이라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 <김미경의 마흔수업> 을 출간했다. 뭔가를 시작하기에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마흔이 되도록 이룬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40대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을 위한 일종의 성장 매뉴얼이다. <김미경의 마흔수업>은 지혜로운 언니가 나의 고민을 듣고 찬찬히 조언해주는 듯한 내용이 가득하다. 바쁜 일정에도 공부하고 강의하는 일에 열심이라는 그녀가 경기도민을 위해 시간을 냈다. 인생 최고 파트너는 자기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하라 “40대에는 가장 큰 관심이 자녀 교육이에요. 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휘는 사람도 많죠. 그런데 자녀 교육비는 투자가 아니라 소비입니다. 아이한테 끝없이 소비하다 은퇴 후에도 아이 대학원 학비를 댄다고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차라리 그 돈을 자신한테 쓰면 그건 제2의 인생에 대한 투자가 될 수 있어요. 아이를 남들처럼 영어 유치원에 못 보낸다고 속상해하지 마세요.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답게 키워야 합니다. 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행복 지수가 높아질 수 있어요.”

김 대표는 ‘나답게’ 되기 위해서는 삶이 단단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삶이 단단해야 세상의 잣대에서 벗어나 나의 잣대로 삶을 꾸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나답게,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비법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자기 자신에게 지금 당장 고민되는 것을 묻는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을까?’, ‘뭘 하고 살아야 할까?’, ‘요즘 부쩍 외로운데 이유가 뭘까?’ 등등 자신의 인생 문제를 자기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가장 위해줄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답해 줄 내 안의 진짜 나를 ‘리얼 미(Real Me)’라고 이름 붙였다.
“다이어리나 감사 일기 등을 쓰다 보면 리얼 미를 만나게 돼요. 하루 24시간 중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따로 내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자신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시작 하고, 하루 종일 고생한 자신을 토닥이지 않은 채 그냥 잠든 다면 진짜 나 자신을 잃어갑니다. 잠깐이라도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20대는 방향을 몰라서 못 나아갔고, 30대는 방법이 서툴러 못 나아갔다. 40대가 가장 힘이 좋으면서 방향도 제대로 잡을 수 있는 시기다. 진짜 나, 리얼 미라는 파트너가 함께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김미경

인생의 시동이 꺼지지 않도록 공부하라

김 대표는 자신의 인생에 항상 시동을 켜놓으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시동이 꺼진 자동차는 속도를 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10km, 20km 속도라도 천천히 달리고 있는 자동차는 가속페달을 밟으면 100km까지 쉽게 속도를 낼 수 있는 것과 인생이 같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소개할 때 어떻게 하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경단녀예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시동이 꺼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요즘 이러저러한 것을 공부하느라 무슨 과정을 듣고 있어요’, 혹은 ‘저는 봉사 활동을 다니고 있어요’라고 하면 시동이 켜진 상태예요. 자신의 삶에 시동을 켜두려고 노력 해야 자존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도 생깁니다.”
김 대표는 시동을 켜고 자존감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나서 교육을 통해 지금의 내가 되었다면, 마흔에도 교육을 통해 외부 자극을 받아야 한다고. 김 대표 역시 나이 50이 훌쩍 넘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자기 자신에게 10%의 가능성만 있다면 도전했다는 그녀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의를 할 정도로 영어 구사 능력을 향상했다. 요즘은 챗GPT에 대해 공부하느라 바쁘다. 그렇게 공부하고 자신에게 투자해야 경제력도 생긴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나이 들어 눈치 보며 자식한테 용돈을 받아 생활하면 자존감이 높아질 리 없습니다. 100세 시대에는 60~70대에도 돈을 벌어서 스스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해요. 스스로 존엄성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경제력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마흔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좋은 나이예요.”
김 대표는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은 여자, 남자 가리지 않는다며 부부가 서로 자극을 주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죽을 때까지 함께 지내야 하는 이들이 바로 부부이기 때문에 서로 성장해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자식 교육비에 소비하느라 남편 용돈을 아끼는 대신, 남편의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한다.
“마흔을 맞은 모든 분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지금 생활이 힘들고 하루하루가 버겁다는 것은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걸 잊지 말라고요. 하루를 살아내고 1년을 살아내면서 40대를 보내는 자기 자신을 뜨겁게 사랑하고 응원해주세요. ‘지금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나의 마흔은 매일 괜찮아지고 있으니까’라고.”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집 안에 자신만의 책상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김미경 대표의 제안을 따른다면 당신은 벌써 인생의 시동을 건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