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한 번쯤 구독해본 학습지를 어른이 되어 또다시 풀고 있다.
자발적 구독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데다 성취감도 높다.

# 대학생 김남길 씨는 얼마 전부터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무기력하게 지내기보다는 뭔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학원은 아직 부담스럽고, 인강은 왠지 지루할 것 같아 친구의 추천으로 학습지를 선택했다. 초등학생 시절 기억도 나고, 채점 후 희열도 느낄 수 있어 재미있게 하고 있다. # 직장인 한혜경 씨는 요즘 자기 계발에 열중하고 있다. ‘어른들의 지적 성장 도전기’라는 부제의 자기 계발 학습지를 매일 푸는데, 역사·수리·영어·과학 등 지식 을 쌓는 건 물론 읽을거리도 많아 부담 없이 즐기면서 할 수 있다. 매일 밤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10분씩 시간을 내 풀고 한 달 캘린더에 체크하고 나면 작심삼일로 무너지지 않는 자신이 대견해 보이기까지 한다.

문제집이야? 팬시 노트야? 어릴 때 부모나 선생님의 강요로 억지로 풀었던 학습지가 일상의 ‘활력소’로 돌아왔다.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학습지에 관심을 보이는 어른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학습지 전문 브랜드 교원구몬 관계자는 “직장 생활로 시간에 쫓기는 어른들이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기 계발과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고 있다”며 “과거 부모님에게 떠 밀려 풀던 학습지가 아닌, 스스로 원해서 하는 공부이기에 성인층의 학습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학습지의 장점은 실로 다양하다. 편한 시간에 공부할 수 있어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가능하며, 수준별〮단계적 학습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단계를 원하는 진도만큼 나갈 수 있다. 비용도 월 5,000~3만 원대로 저렴해 부담 없이 구독할 수 있다. 학습지 같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과 패키지도 구독하는 데 한몫한다. 다이어리가 연상되는 미니멀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은 물론 플래너, 학습 진도표, 스티커 등 굿즈까지 다양하게 구성해 디자인에 민감한 2030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교육 방법도 다양하다. 학습지의 종류에 따라 주 1회 선생님이 방문해 학습량을 관리해주기도 하고, 선생님의 방문 없이 학습지만 정기적으로 받기도 한다. 어학은 화상 강의와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부담 없이 즐기는 자기 계발 취미 그렇다면 성인 학습지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유아 대상 학습지 교육이 문제 풀이법을 익히고 공부하는 습관 만들기에 중점을 둔다면 성인 대상 학습지는 자기 계발용이 대부분이다. 가장 많은 사람이 구독하는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어학용 학습지도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토익·토플용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 언어를 다룬다. 때문에 영어·중국어는 물론 독일어·프랑스어·베트남어 등 영역이 다양하다. 취미 삼아 학습지를 통해 새로운 언어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일반 상식이나 음악, 심리 상담 등 교양 분야 학습지도 등장하면서 성인 학습지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세태에 대해 “학습지는 단순한 활동에 몰두하면서 스트레스를 분산할 수 있고, 직장에서 채우지 못하는 자존감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라며 “취미에 가까운 자기 계발이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교육 시장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성인 학습지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폭넓은 연령층과 다양한 학문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교육 시장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