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우물’이라는 뜻의 산정(山井)호수.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산정호수를 찾아가는
이 코스는 포천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는 길이다.
흑백사진 속 풍경 같은 정겨운 시골길
오래된 2층 벽돌 건물의 작은 대합실과 협소한 가로변 정류장. 15코스의 출발점인 운천터미널은 허름하고 한적했다. 미군 부대가 주둔하던 시절엔 사람들로 붐볐다지만,
지금은 폐쇄돼 지역 주민에게 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다. 터미널을 지나면 곧장 운천 전통시장으로 이어진다. 영북면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으로 16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규모가 제법 큰 시장이다.
지역 특산물을 살펴보거나 ‘한약방’, ‘방앗간’, ‘용사의 집’ 등 예스러운 간판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유가 있다면 꼭 한번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장날은 4일, 9일이다.
시장을 벗어나면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작은 구멍가게를 지키는 개, 낡은 슬레이트 지붕, 길가에 늘어선 전봇대… 흑백사진 속에 등장할 법한 정겨운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부소천이
반긴다. 구름 운(雲), 내 천(川). ‘물이 하도 맑아 하늘을 흐르는 구름이 물에 잠긴 듯 비쳐 보인다’는 운천(雲川)마을을 탄생시킨 하천으로, 부소천을 거쳐 산정호수까지 흘러간다.
부소천 제방길은 소박하고 평화롭다. 벼농사 준비에 한창인 농민들, 물에서 노는 왜가리, 텃밭에서 재잘거리는 참새들, 길 곳곳에 세워진 바람개비를 벗 삼아 20분 정도 걸으면 문암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산정호수까지는 찻길이다. 인도가 충분히 확보돼 있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만큼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완만한 오르막 구간이 이어져 깊은 산속을 향해 걷는 기분이 든다. 40여 분을 걸으면
도로공원이 나오는데, 오두막이 있어 중간 휴식처로 적당하다. 숲 향기와 계곡물 소리에 절로 힐링된다. 화장실이 없다는 점은 참고할 것.
숲의 기운을 받으며 궁예, <낭만닥터 김사부>를 만나다 도로공원에서 산정2교를 지나 30여 분 걸으면 산정호수 하동 주차장이 나온다. ‘아름다운 호수 나라’ 산정호수 둘레길과 만나는 구간으로, 하동 주차장 왼쪽 폭포가 있는 방향이 경기둘레길 15코스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산정호수 둘레길 표지판이 나온다. 길은 숲길(소나무 길)과 물 길(수변 덱 길), 두 갈래다. 숲의 기운을 받고 싶다면 소나무 길로, 호수를 끼고 걷고 싶다면 수변 덱길로 가면 된다. 500m 정도 걸으면 다시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 호수에 비친 명성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병원 표지판이 보인다.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지인 돌담병원이다. 담쟁이넝쿨이 뒤덮은 외관, 돌담병원 간판이 드라마에서 본 그대로 보존돼 있다. 병원 문을 열면 당장이라도 김사부가 나올 듯싶다. 오솔길을 따라 10여 분 걸으면 산정호수 조각공원이 나온다. 공원의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이 도보 여행자에게 ‘수고했다’고 말을 건네는 것 같다. 이곳에 15코스 종점, 16코스 시작을 알리는 스탬프 함이 있다.
허영호 산악인이자 탐험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인류 최초의 산악인이다.
드림앤어드벤처 대표로 등반, 트레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그는 경비행기 세계 일주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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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 둘레길 어린이나 노인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다. 경사가 가파른 하동 주차장 왼쪽보다는 비교적 완만한 오른쪽 길로 오를 것을 추천한다. 길 위에서 궁예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자녀들의 역사 교육장으로도 손색없다.
거리 3.5km
소요 시간 1시간 ~1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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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 조각공원
산정호수 둘레길 입구에 조성한 공원으로 호수를 배경으로 ‘사람과 자연’, ‘조용한 아침의 나라’, ‘시간의 복원’ 등 여러 작가의 다양한 조각 작품이 설치돼 있다. 주변에 형형색색 꽃이 만발해 산정호수 최고의 인증샷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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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병원
산정호수 안에 있는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지로,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관련 시설을 잘 보존해 산정호수를 대표하는 포토 존으로 인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