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프로TV> ‘김프로’ 김동환 의장의
현명한 투자법

제 방송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이름을 날린 <삼프로TV>.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가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30년 넘게 경제계에 몸담아온 김동환 <삼프로TV> 의장으로부터 실마리를 찾아보았다.

글. 이선민 사진. 전재호

한번 생각해보자. 언제부터 방송에 경제 전문 프로그램이 등장 했을까? 최근에는 공중파나 종편에서 경제 전문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단독 프로그램은 드문 일이었다. 이유는 어렵고 인기가 없어서였다. 뉴스 한 꼭지 정도로만 다룰 뿐 그나마도 증권가 소식쯤이었다. 그런데 이런 편견을 없애고 대한민국 경제 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꾼 이들이 등장했으니, 바로 팟 캐스트 <김동환 이진우 정영진의 경제의 신과 함께>(이하 <신과 함께>)였다. 2018년 새해 벽두에 등장한 <신과 함께>에 청취자들이 열광했고, 2019년에는 유튜브에까지 진출하며 현재 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는 최고 히트작으로 성장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김동환 <삼프로TV> 의장(이하 김프로)은 어느 정도는 예상한 일이라고 답한다.
“경제가 어렵고 인기가 없다고 언론에서 다루지 않고 정치만 다루다 보니 한국은 경제 수준이나 위상에 비해 국민의 경제적 문화 수준이나 지식 수준이 매우 낮은 편입니다. 언론에서 정치만 다루니 국민 전체가 정치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제를 재미있으면서 깊이 있게 다룬다면 분명히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예상이 적중한 거예요.”
김동환 씨가 의장으로 활동하는 <삼프로TV>는 <신과 함께>가 고속 성장하면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전문 작가와 PD 등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김프로가 섭외부터 편집까지 모두 담당했다. 대학 때 방송기자가 꿈이었다는 그는 나이 오십을 훌쩍 넘어서야 그 꿈을 이룬 셈이다. IMF 외환 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이 곧 기회 김프로는 증권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IMF 외환 위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통해 오히려 투자할 종잣돈을 모아 경제적 자유를 얻은 입지전적 투자 경력을 보유했다. IMF 외환 위기가 터지기 직전 한국의 모든 재산과 부채를 정리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간 덕분에 그 영향을 피할 수 있었고, 미국 유학 후 사업을 하다 미국의 집과 사업체를 정리한 후 귀국한 지 한 달 만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다.

한국인이라면 최근 가장 힘들었던 순간순간이 그에게는 종잣돈을 마련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을 기회가 되었다. 그에게는 어떻게 행운만이 따랐을까? 그는 변화를 즐기는 성격 덕분이었다고 자평했다.
“계속 직장 생활만 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아요. 한 5년 직장 생활을 하면 공부하러 떠나고, 또 5년 정도 직장인으로 지내다 다시 공부하러 떠나고…. MBA도 따고, 미국에서 직접 비즈니스도 해보면서 액티브하게 산 셈이에요. 어릴 때 어렵게 산 ‘덕분’에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뭐, 그때보다 더 나빠지겠어?’ 하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하다 보니 행운이 따른 것이죠.”
어린 시절 집안이 어려웠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그때만큼 힘들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김프로는 무언가에 도전할 때 안 되는 이유보다는 해야 하는 이유를 먼저 생각한 후 과감히 실천한 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행운이 된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자신은 부동산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화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자금이 묶이는 형태의 투자 방식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빠른 돈 흐름을 좇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라면 부동산이 더 맞을 수도 있다.

이처럼 투자 방식은 정해진 것도 아니고 더 옳은 것도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다 보면 실패하더라도 결국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잠깐.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힘들 때는 채권을 사는 것도 좋은 투자라는 조언도 했다. 한 번도 부도 난 적 없는 대한민국 채권은 연간 4%의 고정 이윤을 확보해주기 때문에 불안한 상황에서 괜찮은 투자처라는 조언이다. 우리는 IMF 외환 위기 때 대한민국이 국가 부도를 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는 단 한 번도 부도가 난 적이 없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었지만 재빠르게 빚을 갚고 다시 일어섰다. 그것을 전 세계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젊을 때는 저축을, 목돈이 생겼을 때는 투자를 <신과 함께>를 통해 수많은 경제 전문가, 투자 전문가를 배출한 김프로지만 뜻밖에도 젊은이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취업, 결혼 등 인생의 중요한 일이 많은 젊은 시기에는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를 통해 목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착각이에요. 200만 원, 300만 원을 가지고 큰돈 벌어보겠다고 별 고민 없이 주식을 사들이면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이번 주식 폭락장에서 2030 세대가 피해를 크게 본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식 투자를 통해 10억 원을 벌고 싶다면 최소 1억 원을 벌 때까지는 저축을 해 야 합니다. 그리고 신중하게 좋은 기업의 좋은 주식에 투자하면 실패 확률이 줄어듭니다.”
김프로는 삼성전자 주식을 그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가 탄탄한 기업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때는 9만 원 넘게 주가가 오르며 10만 원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삼성전자 주식이 지금은 5만 원대에 머물러 있다. 김프로는 삼성전자 주식이 9만 원일 때나 5만 원일 때나 삼성전자는 똑같이 탄탄한 기업이지만 9만 원일 때는 좋은 회사 나쁜 주식, 5만 원일 때는 좋은 회사 좋은 주식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충고했다. 좋은 회사의 좋은 주식을 찾는 것이 주식 투자의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좋은 학생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위해 우리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게 뭐죠? 성적표입니다. 성적표를 보면 ‘아, 이 학생은 꾸준히 공부해온 성실한 학생이구나. 앞으로도 꾸준히 잘하겠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성적표는 재무재표입니다. 지난 몇 년간 재무 재표를 점검하면 학생을 평가하듯 기업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김프로는 이번 주식 폭락을 통해 2030 세대가 주식 투자를 포기 하는 것이 아니라 교훈을 얻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험한 길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을 때 자전거는 위험하니까 다시는 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면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을 평생 모르고 살 수밖에 없다. 김프로는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더 이상 그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도록 주의하면 그 사람은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며, 왜 지금 모두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려는 사람들처럼 주식 투자를 포기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오히려 지금 아무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주식시장을 잘 들여다보면 좋은 주식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위기가 기회다. 투자를 하고 싶다면 바로 지금 냉정을 찾고 주식시장을 연구할 때다. 가능성 풍부한 경기도, 서울 가는 징검다리 아니다 김프로는 최근 민선 8기가 민생안정을 위한 정책을 1호로 결재한 것에 대해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고 평가하며, 이와 함께 장기적인 경제 발전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도를 서울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 여기게 하려면 경기도에서 사는 것이 좋아야 하고, 그곳에서 미래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교통·교육·의료·문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제가 미국 뉴욕에서 일할 때 집은 뉴저지에 있었어요. 하지만 한 번도 돈을 더 벌어서 뉴욕으로 이사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경기도를 그런 곳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시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 김프로는 지금도 살던 곳을 떠올리면 기분 좋은 웃음이 얼굴에 가득해진다고. 김프로는 민선 8기가 경기도민이어서 행복한 추억을 쌓아가는 이들로 가득한 경기도를 만들 것으로 믿는다며 경기도의 힘찬 도약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