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기울여 듣고 예술의 언어로 표현하다 예술 그룹 ‘경청’

각기 다른 분야의 청년 예술인 6명이 모인 ‘경청’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 서로 듣고 소통하며 융합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글. 이정은 사진. 전재호

작년 10월, 경기 예술인 네트워크 축제 ‘영감(Young感)님들의 2021 청년관’(이하 청년관)이 비대면으로 열렸다. 비록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지만 경기 예술인들의 수준 높은 전시와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그중 기획 전시 <짝, 짝, 짝>은 코로나19로 소외되고 단절된 상황에서 ‘짝’을 만나 서로 소통하며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자는 메시지를 담아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짝’은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 단위입니다. 12폭의 삼베에 6명의 예술가가 짝을 이루어 단절의 벽을 허무는 스토리가 영상으로 상영되고, 그들이 되찾은 자신만의 빛깔이 아름다운 구름 형태의 조형 작품으로 탄생했습니다.”
<짝, 짝, 짝>을 기획한 예술 그룹 ‘경청’의 남수현 씨는 “자작곡을 기반으로 연주와 노래 그리고 몸짓 등 예술가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를 만든 장르 융합 전시”라고 밝혔다.
청년관은 예술인 주도형 문화 예술 축제로, 경기도 청년 예술인들이 행사 전반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작년에는 2021 경기도형 예술인 자립 지원-청년 예술인 자립준비금 지원사업에 선정된 16명의 예술인이 참여했는데, 이들이 영감(Young感)님 1기다. 영감(Young感)님이란 젊은(young) 감성(感)의 청년 예술인들이 노인을 지칭하는 단어 영감으로 불리면서 많은 이의 삶에 영감(靈感)을 전한다는 뜻으로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참가 예술인들은 개인 혹은 팀을 만들어 전시〮연극〮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그중 한 팀이 경청(Gyeong Cheong)이다.
“경청은 경기도 청년을 뜻하는 동시에 귀담아듣는다는 뜻도 있습니다. 색소포니스트 서보경, 피아니스트 백민정, 성악가 김아름, 싱어송라이터 남수현, 배우 이재웅, 시각예술 작가 이태강으로 구성되었죠.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인이 각자 전공을 바탕으로 협업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로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요.”
백민정 씨는 “6명의 케미가 좋았는데, 예술은 연령〮성〮지역에 관계 없이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따로 또 같이, 장르 융합으로 예술의 지평 넓혀 청년관에서 호흡을 맞췄던 6명은 이후에도 함께 작업하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짝, 짝, 짝>을 일회성 전시로 끝내기 아쉬워 ‘선입견’, ‘2020’, ‘발걸음’이라는 세 편의 뮤직비디오로 재탄생시켰다. 이 중 ‘선입견’은 방역복을 입은 우리의 모습을 통해 코로나19시기의 우울하고 답답했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무채색 방역복을 벗어 던지게 될까’ 하는 고민이 담겨 있다. ‘2020’은 코로나19로 지칠 대로 지친 마음을 표정 없는 남녀의 무의미한 몸짓으로 표현하고, 점차 소통의 몸짓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짝’이 되어가고 있음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작품 ‘발걸음’은 설렘 가득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한다. 비로소 짝이 된 두 사람이 무채색 방역복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색을 찾는 모습에서 다시 한번 힘차게 뛰어갈 날이 오길 고대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이 뮤직비디오로 앨범을 내고 쇼케이스 공연도 했는데, 경기문화재단에서 경기예술인지원팀 SNS 등을 통해 작품과 공연을 홍보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경기도에서 작업하는 예술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골고루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해요. 예술인들의 창작작업에는 후원과 지원이 큰 힘이 되거든요. 지금도 잘해주시는데, 지원금 규모가 커진다면 더 실험적인 작품을 창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서보경)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에 대해 모르는 예술가도 많아요. 꿀팁을 드리자면 ‘경기예술인지원팀 SNS를 팔로우하고 적극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다양한 공모 소식과 사업 진행 소식을 접할 수 있거든요.” (김아름)
융합의 시대다. 예술 영역도 장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매체나 예술적 표현을 탐색해가는 융합 예술로 확장되고 있다. 경청도 각자 자기 작업에 충실하다가 의미 있는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협의하고 논의하면서 예술의 지평을 넓혀갈 예정이다. 팀 이름처럼 서로 듣고 소통하며 그들만의 메시지를 만들어가는 젊은 예술 그룹 경청. 6명의 청년 예술가들이 그려낼 융합의 발걸음이 기대된다.


tip경기도 청년 예술인을 위한 지원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청년 예술인들이 예술 활동에 진입해 전문 역량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도형 예술인 자립 지원-청년 예술인 자립준비금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청년관 축제는 그 일환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문의 : 예술정책과 031-8008-4693


‘경청’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세요

  • ‘선입견’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내가 보지 못했을 뿐이고, 이 사실은 왠지 모르게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우리는 언제쯤 무채색 방역복을 벗어 던지게 될까?

  • ‘2020’
    지칠 대로 지친 마음에 조금씩 희망이 생기고 있다. 이 움직임은 점차 소통의 몸짓이 된다. 그리고 그들은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짝’이 되어간다.

  • ‘발걸음’
    각자 위치에서 견뎌오던 소시민들이 오랜 시간 자신을 가두었던 방역복을 벗어 던지고, 다시 한번 힘차게 뛰어 갈 날이 오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