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을 걷는 힐링 로드 경기둘레길 28코스

양평 더렁산 몰운고갯길.
이 코스는 바람과 새들의 노랫소리를 벗 삼아 걷기 좋은 숲길이다.

글. 이인철 사진. 전재호




한적한 산골길, 버찌와 오디까지 반기는 길 양평의 역사 속 인물인 구한말 항일 의병장 김백선 장군의 묘를 지나면 갈운1리 점골정류장이 나온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조용한 시골 마을로, 예부터 산에 칡이 많아 갈운리로 불린다. 정류장에서 갈운천 방향으로 50m쯤 내려가면 28코스 스탬프함이 보인다. 차량으로 이곳에 온다면 주차장이 따로 없으니 마을 공터에 차를 세워둬야 한다.
농로 주변에는 벚나무가 많아 잘 익은 버찌(벚나무 열매) 맛을 볼 수 있다. 마을을 통과하면 차도로 이어진다. 이곳부터 차량 통행이 많지 않지만, 인도가 좁은 위험 구간인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500m쯤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산악자전거도로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 더렁산 방향으로 걷는다.

산악자전거 코스와 연계 양평은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으로 불린다. 많은 임도를 산악자전거 코스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곳부터는 차량 소음과 이별하고 즐겁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반긴다. 오르막 구간이지만 경사가 완만해 어렵지 않다. 특히 초여름에 이곳을 걷는다면 특별한 재미가 있다. 주변에 뽕나무가 즐비해 오디를 따 먹을 수 있다. 오디는 당뇨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좋다. 이 구간을 걸으며 자연의 맛을 음미해보자. 더렁산 등산로를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산내음물소리펜션 앞에 갈림길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몰운고개 방향으로 50m쯤 걸어가면 28코스의 메인 코스인 갈운임도로 들어선다. 이 구간을 걷기 위해선 사전에 국유림 방문 신고를 해야 한다. 경기둘레길 홈페이지(www.gg.go.kr)의 28코스 안내 페이지를 통해 간단하게 국유림 방문 신고를 할 수 있다. 최소 하루 전에 신고해야 한다.

물결치듯 이어지는 낙엽송과 자작나무의 향연 임도 구간은 오르막이지만,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굽잇길로 조성해 평지를 걷는 느낌이다. 산악자전거길로 인기가 많아 MTB를 즐기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산에는 갈운리 지명을 탄생시킨 것처럼 칡넝쿨이 많다. 그러나 칡을 캐서는 안 된다. 산나물 등 채취 금지 지역이기 때문. 점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며 만나는 다양한 들꽃 풍경도 놓치지 말자.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 속에 살림을 차린 다양한 동식물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둘레길을 걷는 또 다른 묘미다.

자연이 선물하는 상쾌한 숲 향기를 만끽하며 1시간 30분 정도 걸으면 정상 부근에 가까워진다. 양평은 경기도지만, 홍천·횡성과 인접해서인지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강원도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산 아래로 물결치듯 이어진 낙엽송과 자작나무 군락은 가히 장관을 연출한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태초의 원시림을 보는 듯 신비롭다.
임도 꼭대기가 출구이자 몰운고개다. 정상에 오르니 왜 이곳을 ‘구름에 잠긴 고개, 몰운(沒雲)’이라 이름 붙였는지 이해가 된다. 해발고도는 높지 않지만, 깊은 산속을 넘어가야 해서 구름도 쉽게 넘기 힘들었을 듯싶다.
몰운고개부터 28코스 종점까지는 내리막 구간이다. 다만 차도와 연결된 위험 구간이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스탬프함은 다빈쿱스 캠핑장 입구에 있다.


갈운임도 경기도 동북 지역은 이름난 명산이 많고, 그 줄기를 따라 크고 작은 산이 이어지며 임도가 발달했다.
이곳 임도는 구간 구간 경관이 탁 트여 있어 마치 산 정상에 오르는 듯하다.
낙엽송과 자작나무 군락도 촬영 포인트.

정겨운 산골 풍경 갈운1리는 조용하고 정겨운 산골 농촌 모습이다.
많은 비닐하우스에서 양평의 특산품인 수박과 부추를 재배한다.
또 양봉하는 곳이 많아 코스 중간중간 벌통을 자주 볼 수 있다.

tip가족 코스
갈운임도 임도가 시작되는 100m 정도만 경사진 오르막일 뿐 나머지 구간은 평지나 마찬가지다.
숲길을 걸으며 자연에서 도시의 때를 씻기 좋은 구간이다. 다만, 주차 공간이 없어 산내음물소리펜션 부근에 차를 세워두고 걷는 것이 좋다.

거리 2.3km
소요 시간 1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