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의 고양이와 도자기가 만난다면? 임미선 경기도자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이끄는 도자 대잔치
경기도는 2024년 경기도자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임미선 예술감독을 임명하며,
도자 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를 마쳤다.
임미선 예술감독은 다년간의 풍부한 경력과 도자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번 비엔날레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글. 이선민 사진. 전재호
2024년 경기도에서 열리는 경기도자비엔날레가 다가오고 있다.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이천, 여주, 광주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Together_Montaigne’s Cat)’라는 주제로 도자 예술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해석과 결합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전시장 구성,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다채로운 참여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 도민과 방문객에게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비 기간이 촉박했음에도 풍성한 콘텐츠를 준비한 이는 바로 임미선 예술감독이다. 임 예술감독은 도자 예술과 공예 디자인 분야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온 베테랑으로, 다수의 국제 전시와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기획해왔다. 그녀는 특히 한국과 해외에서 도자기 관련 전시와 학술 행사를 다수 기획하며 도자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공예전 <코리아 나우(Korea Now)>를 시작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기획 전시 등에서 활약했다. 임 예술감독과 경기도자비엔날레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기도자비엔날레에서 2000년대 초 5년간 전시과장과 홍보팀장을 맡은 데 이어 2013년에는 총괄 큐레이터, 2019년과 2021년에는 국제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도자 예술의 전시 기획과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 특히 그녀가 기획한 여러 전시와 프로그램은 도자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경기도자비엔날레가 국제적 예술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기도자비엔날레는 도자 예술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중요한 무대입니다. 코로나19로 축소됐던 비엔날레를 올해는 재단장해 제대로 준비했습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 경기도자비엔날레로 이름도 바꾸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비엔날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다시 한번 도자 예술의 깊이를 탐구하고, 전 세계에 그 매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임 예술감독은 경기도자비엔날레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도자 예술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경기도자비엔날레는 도자 예술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중요한 무대입니다.
도자 예술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도자기가 단순한 공예품 이상의
예술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 협력과 공존을 탐구하다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는 ‘투게더(Together)’라는 주제로 열리며, 부제는 ‘몽테뉴의 고양이’다. 16세기 프랑스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는 자신의 글에서 “내가 고양이와 놀고 있으면서, 사실은 그 고양이가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내가 어찌 알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고찰했다. 이는 인간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비판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존재가 상호작용하면서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몽테뉴의 고양이’에서 협력은 단순히 함께한다는 의미를 넘어 상대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와 존중을 포함합니다. 이는 몽테뉴가 제시한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처럼, 서로 다른 존재가 공존할 때 필요한 중요한 덕목을 강조합니다.” 임 예술감독은 이러한 의미를 이번 비엔날레 주제 ‘투게더’와 결합해 도자 예술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협력과 공존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했다. 비엔날레 전시장은 이런 주제에 맞춰 세밀하게 구성되었다.
임 예술감독이 직접 기획한 전시장은 총 세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는 ‘세계와 함께’라는 주제로 환경문제와 사회구조적 이슈를 다룬 작품을 전시한다. 두 번째는 ‘타자와 함께’라는 주제로 퀴어, 페미니즘, 이민자 문제 등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낸 작품을 소개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자신과 함께’라는 주제로, 디지털 사회에서 개인이 느끼는 소외와 그 속에서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도자 예술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과의 밀접한 연관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도자기는 단순히 미술 작품으로서 가치를 넘어
우리 생활 속에서 실용적이고 친숙한 형태로 존재하거든요.
이번 비엔날레에서 그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관람객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예술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재해석하고, 각자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시 중 일부 작품은 작가가 계획한 프로젝트에 관람객이 참여해 함께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도자 예술을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예술적 상상력을 직접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또 주말에는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관람객과 소통하며 작품을 함께 만드는 워크숍도 진행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도민이 도자 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과 애정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체험을 원하는 도민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다양한 전시와 체험으로 풍성한 프로그램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에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해 각자 독창적 시각으로 도자 예술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러한 국제적 다양성은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된 다양한 도자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에서 임 예술감독이 추천한 작가 2명이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 작가 킴 시몬손은 어린아이가 숲속에서 숨어 다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점과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임 예술감독은 환경과 자연, 그리고 아이의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그의 작품이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작가 황춘마오는 전시회 마지막 부분에서 그의 작품을 선보인다. 황춘마오는 동서양 문화를 융합한 만찬장을 도자기로 재현하며, 함께 식사하는 행위를 통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그의 작품은 도자 예술이 단순한 그릇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자 예술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과의 밀접한 연관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도자기는 단순히 미술 작품으로서 가치를 넘어 우리 생활에서 실용적이고 친숙한 형태로 존재하거든요. 이러한 점이 도자 예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데, 이번 비엔날레에서 그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는 그녀의 지휘 아래 도자 예술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예술적 깊이를 탐구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임미선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공예문화산업진흥위원회 위원, 국제도자협의회(IAC) 큐레이터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한국 공예전 <코리아 나우> 전시감독,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한국공예전> 전시감독, 2021년 ‘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등으로 활동하는 등 20여 년간 한국 공예 및 현대 도자 분야 전문 큐레이터로 활동해왔다. 특히 지난 2013년에 열린 제7회 경기도자비엔날레에서는 총괄 큐레이터로, 2019·2021년에는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