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위 자체만으로도 힐링, ‘필사’
필사란 말 그대로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최근 필사가 인기를 끌며 서점에 가보면 필사하기 좋은 책 테마가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하고, 필사 노트를 판매하기도 한다. 단순히 베껴 쓰는 행위를 넘어 마음을 다잡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는 휴식이자 에너지 충전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쓰기’ 관련 아날로그 감성의 상점 유행
연필, 수첩, 편지 등 ‘쓰기’와 관련한 아날로그 감성의 가게들이 웨이팅을 할 정도로 핫플레이스가 됐다. 펜팔 서비스 등 편지와 관련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월’, 성수동의 문구 편집숍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 연남동의 빈티지 연필 편집숍 ‘작은연필가게 흑심’ 등이 대표적이다.# 나만의 책 ‘#책꾸(책 꾸미기)’
지난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을 불러온 독서문화는 ‘책꾸(책 꾸미기)’였다. 이들은 스티커 등으로 책을 꾸민 후 ‘#책꾸’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업로드한다. 이와 함께 북커버, 인덱스·라벨스티커, 북마크·책갈피 등이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표지만 바꿨을 뿐인데… ‘리커버 에디션’
젊은 세대 취향을 저격해 감성적인 표지로 바꾼 ‘리커버 에디션’도 쏟아졌다. 부크크 출판의 ‘토마토 컵라면’ 스페셜 에디션, 문학동네 시인선인 고선경의 ‘샤워젤과 소다수’, 임유영의 ‘오믈렛’, 안희연의 ‘당근밭 걷기’ 베스트셀러 3종 ‘런치박스 리커버’가 출간되며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기록하는 즐거움 ‘온라인 일기장’
비교적 긴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인 블로그 역시 텍스트힙을 타고 재유행 중이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는 2021년부터 이용자 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기존에 블로그 콘텐츠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정보성 게시글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Z세대가 블로그 앱을 ‘온라인 일기장’으로 활용하는 비중이 커지며 사용량이 증가한 것이다. 텍스트힙 열풍은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자신의 취향과 지적 욕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한 움직임은 독서 모임에 이어 도서전 방문, 굿즈 소비 등 다양한 트렌트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 서는 텍스트힙을 ‘지적 허영’이나 ‘과시적 현상’이라 깎아 내리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책을 기반으로 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향유·소비하려는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읽고 쓰는 행위를 넘어 기록하고 상기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취향을 만들어가는 텍스트힙이 Z세대의 건강한 문화 향유 행위로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