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나이 들고 싶나요?
그렇다면 ‘저속노화식단’ 하세요!
2025. 03
‘고자극’을 추구하던 젊은 층의 입맛이 최근 180도 바뀌었다.
렌틸콩과 귀리 등을 듬뿍 넣어 슴슴하지만, 영양가 높은
‘저속노화밥’에 꽂힌 것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MZ세대는 갑자기
‘저속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걸까. 저속노화 식단을 제시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건강한 식단이 수명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 편집실
참고. 서울경제,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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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 유행, 그 배경은?
‘마라탕후루’를 아는가. 이는 자극적인 음식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마라탕’과 과일에 설탕을 코팅한 후식인 ‘탕후루’를 합친 말로, 마라탕의 맵고 짠 맛과 극강의 단맛을 자랑하는 탕후루가 내는 시너지를 일컫는다. 이렇게 고자극에서 오는 즉각적인 도파민을 따르던 MZ들이 최근 들어 ‘저속노화’라 불리는 새로운 건강관리 트렌드를 좇기 시작했다. 저속노화란, ‘몸에 고장이 쌓이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것’이다. 저속노화식단을 제시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직접 내린 정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설명하는 노화(Senility)는 나이가 들어가며 신체 구조 및 기능이 점진적으로 퇴화하는 것. 신체 구조와 기능의 퇴화라는 대목을 정 교수가 말한 ‘고장이 쌓이다’라는 표현으로 대체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정 교수는 노화의 결정적 요인에 대해 ‘30% 정도는 유전자, 70% 정도는 생활습관’이라고 말한다. 생활습관을 잘 만들고 실천하면 노쇠가 오는 시기를 최대한 뒤로 미룰 수 있다는 접근이다. 또한, 건강한 식단이 수명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나친 단순당류, 정제 곡물, 탄수화물 등 노화를 가속하는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렌틸콩이나 현미, 귀리 등의 잡곡을 듬뿍 넣은 밥과 녹황채소, 흰살생선 등을 고루 챙겨 먹는 것이 핵심이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라지만 이를 최대한 더디게 겪고 싶은 것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열망이다. 조금 더 천천히, 보다 더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다면 오늘부터 ‘저속노화’를 습관화해 보면 어떨까.
Tip.
저속노화의 핵심은 ‘식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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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흰 쌀밥은 무조건 안 된다? No!
흔히 흰쌀밥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정설로 통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60~70대로 갈수록 흰쌀밥 비중을 늘려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젊은 세대는 흰쌀밥을 줄이는 게 맞고, 70대 이상일 경우 흰쌀밥과 육류 중심의 고단백질 식사와 근력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령으로 갈수록 근육량의 소실은 빨라진다. 이를 늦추기 위해서는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데,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근력운동을 수행하기 위해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흰쌀밥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흰쌀밥을 먹은 직후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되지만, 그냥 앉아 있거나 누워있게 되면 혈당이 빠르게 오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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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이어트 식단, 간헐적 단식이 좋다? No!
정 교수에 의하면 칼로리에만 초점을 맞춘 다이어트 식단은 가속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몸의 대사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는 것. 무조건 칼로리를 낮추는 데에만 집중하지 말고, 충분히 먹으면서도 혈당 변동성을 줄이는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간헐적 단식’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가 바탕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먹는 것을 중단한 채 운동을 안 하면 지방보다 근육이 먼저 소실되기 때문. 흡수가 빠른 정제 탄수화물을 위주로 섭취하면서 단식 중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패턴이 반복되면 기초 대사량이 저하된다. 소위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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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엇이든 ‘골고루’ 먹으면 된다? No!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들어 자주 등장하는 ‘거꾸로 식사법’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정희원 교수도 추천한 저속노화 식사법으로 식사할 때 채소나 나물을 먼저 섭취하고, 이후 고기나 생선, 마지막으로 밥과 면 등 탄수화물 순서대로 식사하는 방식이다. 채소나 나물 등 식이섬유를 가장 먼저 먹게 되면 혈당이 느리게 오르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식이섬유는 다른 영양분에 비해 소화가 더딘데, 그 덕분에 단백질과 탄수화물도 잇따라 천천히 소화된다. 소화가 오랫동안 진행되면 배고픔을 느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덜 먹게 되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