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정겨운
우리 동네 마실

명절이 다가오면 고향 생각에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다.
과학자들은 ‘귀소본능’ 때문이라지만, 어디 그뿐이랴.
부모님은 잘 계시는지, 동네는 여전한지 등 안부가 궁금한 마음이
더 커서일 터. 가을을 맞아 마냥 좋고 정겨운 우리 동네 풍경을
담아본다. 마실 다니기 딱 좋은 날씨다.

글. 이정은 사진. 전재호

5,475일 정성으로 빚은 아름다움 1,000년이 넘은 느티나무, 수백 년 수령의 소나무와 한옥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낸다.
지은 지 400년 넘은 충남 광천의 사대부 한옥을 5,47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들여 복원한 ‘경기광주한옥마을’이다.
한식당과 한옥 숙박 시설, 카페 등이 어우러진 전통 복합 문화 공간으로 토기 전시장, 전통 놀이마당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기와 한 장, 나무 한 그루, 담장의 박 넝쿨까지 우리네 멋이 가득한 이곳에서 선선한 바람,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가을 정취를 느껴보자.

경기도 광주시 새오개길 39 / 031-766-9677

조선의 어느 마을로 밤 마실 가기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서 초가집까지, 각 지방의 실제 가옥을 실물 그대로 이건〮복원해 한양의
어느 동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한국민속촌’은 명절의 필수 나들이 코스다.
농악 놀이, 줄타기, 마상 무예, 전통 혼례 등 예술 공연 관람은 기본. 한가위에는 올벼 심기, 성주 고사, 송편 빚기 등
행사도 풍성하게 마련해 더욱 즐겁다. 특히 올해는 11월 6일까지 매주 금~일요일과 휴일에
야간 개장해 휘영청 밝은 둥근달을 보며 낭만적인 밤거리를 거닐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 90 / 031–288–0000

느릿느릿 술 익어가는 마을 볕 좋고 바람길 너른 마당에 400여 개의 옹기가 놓여 있고, 그 속에서 술이 향긋하게 익어간다.
일제강점기에 주세령 반포로 사라져간 우리의 가양주 문화와 각 지방을 대표하는 전통주 등을
소개하는 전통 술 박물관 ‘산사원’이다. 전통 증류주 숙성고인 세월랑은 이곳의 핵심 공간.
400여 개의 술독이 늘어선 풍경이 꽤 운치 있고, 술독에서 풍겨 나오는 술 향기는 애주가의 애간장을 녹인다.
들판마다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는 이때, 전통주도 시음하고 술도 한번 빚어보는 건 어떨까.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화동로432번길 25 / 031-531-9300

바람과 노을이 노니는 마을 평택 바람새마을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동요 ‘노을’의 무대다.
평택 진위천 둑 위에 서면 동요 노랫말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2008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이곳은 부모에게는 어린 시절 향수를 느끼게 하고,
아이에게는 계절별로 자연과 어우러진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가을이면 마을 앞쪽에 코스모스와 핑크뮬리가 피어 사진을 찍기에도 제격이다.
‘이화의 정원’, ‘무지개 정원’, ‘빛의 정원’, ‘지지배배 정원’ 총 네 가지 테마로 조성한
인근의 소풍 정원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거나 덱을 따라 산책하기 좋다.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새악길 43-62 / 031-663-5453







엄마, 아빠 어릴 적엔 1960~1970년대 번성했던 안성1〮2동이 ‘6070 추억의 거리’로 변모했다.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대장간, 정미소, 연탄 가게, 이발소 등이 낮은
지붕을 맞대고 자리하는데, 특히 여전히 각종 농기구나 도구를 만들어주는
‘우전대장간’은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노포다. 이 동네 사람치고 이 집에서
만든 낫이나 호미를 써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 싸전, 우전, 유기, 신발,
기찻길, 남사당 등을 그린 벽화 거리에서는 안성 사람들의 정과 삶,
애환을 엿볼 수 있다. 추억은 인생의 즐거운 동반자라고 한다.
평생 동반자인 가족과 함께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경기도 안성시 장기로 74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