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깊어가는
가을을 걷다

파란 하늘 아래 알록달록 눈부신 단풍이 화려하다.
경기도의 가을도 나날이 깊어가며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화려한 가을 속으로 들어가보자.

글. 이정은 사진. 경기관광공사

역사적 의미만큼 가을빛도 장관인
광주 남한산성
역사적 의미와 건축미도 상당하지만, 남한산성은 경기도에서 손꼽히는 가을 여행 명소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과 화려한 단풍이 어우러지고, 등산로와 성곽이 잘 보존 되어 가을을 만끽하며 산행하기 좋기 때문. 총 5개 등산로 겸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그중 1코스는 남한산성 성곽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준다. 산성종로 로터리를 출발해 북문과 서문을 거쳐 남문으로 내려오는 1코스는 평탄해서 안전하게 산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을이 되면 시작점인 산성종로 로터리 바로 옆 침괘정 일대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제4코스는 가을 단풍에 특화된 길. 남문에서 남장대 터를 지나 동문까지 이어지는 길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화려한 남한산성 단풍의 진수라 할 수 있다.
알록달록한 단풍 속으로 빨려드는 성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지게 된다.
주소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일원 /
문의 031-8008-5155

가을 정취 가득한 염전길
시흥 갯골생태공원
염전이 문을 닫은 지금 시흥의 염전과 그 일대는 생태 체험과 철새 관찰,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갯골생태공원으로 바뀌었다. 시흥 갯골은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로, 내륙 안쪽으로 깊숙이 형성된 갯골이다. 갯골을 따라 바닷물이 들어 오고 나가니 염전을 만들어 천일염을 생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갯골생태공원은 갯골을 감싸고 조성됐다. 염전 체험장, 소금 창고, 갯골 생태 학습장, 탐조대, 사구 식물원 등 볼거리가 다채롭다. 그뿐 아니라 가을이 되면 칠면초나문재 등 염생식물의 색이 짙어지고, 갈대와 억새가 우거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붉은발농게, 방게 등 갯벌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6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가을을 품은 갯골생태공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소 경기도 시흥시 동서로 287 /
문의 031-488-6900

천년 은행나무의 전설
양평 용문사
용문산은 전국구로 소문난 단풍 명소다. 가을이면 온통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이 들어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그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은 온통 샛노랗게 물드는 용문사 은행나무.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로, 그 키가 자그마치 42m나 된다.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었으며, 추정 수령은 무려 1,100년이다. 의상대사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았더니 나무로 자랐다는 전설과 신라의 마지막 세자인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중 이곳에 들러 심었다는 설도 있다. 용문사를 끼고 흐르는 계곡도 물빛이 오색 빛깔이다. 단풍이 비쳐서도 그렇고, 낙엽이 떨어져서도 그렇다. 300m가 채 되지 않는 짧은 길이지만, 사진과 마음에 가을을 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
문의 031-773-0088

경기 소금강의 고운 단풍꽃
가평 운악계곡
‘구름을 뚫은 봉’이란 이름처럼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운악산은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과 함께 어려운 산이란 의미의 ‘경기 5악’으로 일컫는다. 하지만 ‘경기 소금강’이라 부를 정도로 산세가 빼어나기도 하다. 고운 단풍을 보려고 꼭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된다. 운악계곡을 따라 현등사까지만 걸어도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나무마다 앞다퉈 단풍꽃을 피우고 여행객을 맞는다. 현등사까지 2km에 걸쳐 있는 계곡은 현등사계곡으로도 부른다. 이 계곡의 바위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바위인 듯 매끄럽게 이어진 모습이 독특하다. 단풍에 눈길 한 번 주면 자연스레 물길에도 눈이 간다. 맑은 물에 동동 떠내려가는 붉은 단풍잎처럼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주소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현등사길 7-48 /
문의 070-7719-7763

광릉 숲에서 즐기는 가을 정취
포천 국립수목원
광활한 원시림인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 생물 보전 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능림(陵林)으로 지정된 이후 540여 년간 보존해온 천연 자연림인 광릉 숲이 깊어가는 가을을 따라 알록달록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희귀·특산식물보존원, 수생식물원 등 전문 전시원 26곳과 3,300여 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참나무와 단풍나무류 등 다양한 낙엽활엽수가 아름드리 우거져 가을 청취를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당 단풍나무와 복자기로 붉게 물든 육림호 인근은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국립수목원을 탐방하려면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주소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광릉수목원로 415 /
문의 031-540-2000

아늑하며 경건한 가을 소풍
화성 남양성모성지
남양성모성지는 병인박해 때 수많은 무명의 평신도가 생명을 잃은 곳으로, 1991년 마리아 축일에 성모께 봉헌하며 한국 천주교 최초의 성모 순례지로 공표한 곳이다. 잘 가꾼 정원과 숲이 성모의 품처럼 편안함을 자아내며, 특히 경건한 가을 풍경 속에 아름다운 단풍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가을 단풍을 즐기기 좋은 장소는 성 요셉상 주변과 20단 묵주기도의 길. 20단 묵주기도의 길은 성지의 정원과 숲의 오솔길을 지나며 굽이굽이 이어지는 ‘기도의 길’로, 걷는 것만으로 고단함을 치유받고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 길 끝에는 자애로운 남양 성모상의 부드러운 미소가 기다린다. 천주교 신도가 아니라도 고즈넉하게 가을 소풍을 즐기기 제격인 곳이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성지로 112 /
문의 031-356-5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