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던지다 발달장애 육상 선수 김학준
증중장애인 김학준 씨는 세상과 소통하기는 어렵지만,
개인 기록 운동에서는 영재성을 발휘한다. 기회소득으로 건강도 찾고
엘리트 선수로 거듭난 학준 씨를 만나본다.
글. 이정은 사진. 전재호
2.315m와 7.257kg. 성인 투포환 선수가 포환을 던지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서클 지름과 포환 무게다. 수원시장애인체육회 김학준 선수는 매일 3시간 이상 이 작은 공간에서 무거운 포환과 씨름한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9m. 2028년에 열릴 LA 패럴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인 13m를 던져야 하기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학준이는 정도가 심한 발달장애로 사람을 경계하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의사 표현과 감정 조절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정해진 규칙은 충실하게 따르기 때문에 운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어머니 윤일숙 씨는 “자폐성 아이들이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서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다행히 운동을 좋아하고 잘해서 감사하다”고 아들을 대견해했다.
육상 필드 경기 중 투척 종목인 포환, 원반, 창던지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학준 씨가 운동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영재캠프를 통해 육상에 입문하게 되었다. 더불어 양평의 양일고등학교에 다니면서 e-스포츠에도 두각을 보여 2021년 전국장애인기능경진대회 e-스포츠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경국립대학교 평택캠퍼스 특수체육과에 입학하면서 육상에 전념하게 되었다. 197cm까지 자란 키를 보고 전문가들이 “신이 내린 몸”이라며 투척 종목을 적극 권한 것이다.
기회소득으로 건강도 찾고 실력도 향상
타고난 신체와 체력 덕분인지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에서 종목마다 메달을 따며 승승장구하던 학준 씨에게도 고비가 찾아왔다.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체중이 167kg까지 늘면서 고도비만이 된 것. 무호흡 때문에 훈련하기 힘든 데다 2022년도 학교 몸짱 프로그램에서도 탈락하며 좌절을 겪었다. 그러던 중 장애인 기회소득을 만났다.
“규칙과 목표를 반드시 지키는 학준이 같은 아이에게는 스마트 워치가 훌륭한 조력자더군요. 목표 설정은 물론 달성 여부도 확인할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됩니다. 꾸준히 체력 운동을 하고 기회소득으로 PT도 받으면서 체중이 130kg으로 줄었어요. 덕분에 2023년도 몸짱 프로그램에서 1등도 했지요. 주변에서 미남이 됐다고 칭찬하니 자존감도 올라가더라고요.”
기회소득으로 건강도 찾고 자신감도 얻은 아들을 보며 윤일숙 씨는 그 누구보다 기회소득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중증장애인이라 하루 24시간 늘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학준 씨. 힘에 부칠 법도 한데 일숙 씨는 늘 씩씩하고 적극적이다. 학준 씨 혼자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없어 아들과 함께 한경국립대학교 유아특수보육학과 학생이 되었고, 학준 씨가 수원시장애인체육회에 스카우트되면서 일숙 씨도 수원시장애인육상연맹 사무국장이 됐다. 장애인육상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아들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어머니 일숙 씨와 패럴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는 발달장애 육상 선수 학준 씨. 꿈을 위해 함께 도전을 이어가는 두 모자에게 기회소득은 힘찬 응원 그 이상이 되어 주고 있다.
with 경기

장애인 기회소득이란?

2023년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정책으로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매주 2회, 1시간 이상 가치 활동 참여 인증 시 월 5만 원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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