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인디스땅스’ 톱 10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한 싱어송라이터 미지니는 소속사도, 서포트해주는 프로듀서도 없고 자비로 앨범을 내는 ‘찐’ 인디 뮤지션이다. 그래서 예술인 기회소득이 더욱 값지다.
사진. 홍하얀
청량한 가을바람을 타고 시원시원하고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가 김포시 구래동 문화의 거리를 가득 메웠다. 노래하기에는 좀 이른 시간인데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뮤지션 미지니의 열정에 관객이 하나둘씩 관심을 보이더니 어느새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호응을 보냈다. 가수와 관객이 하나 되어 즐긴 이 무대는 김포에서 열린 ‘2024 기회소득 예술인 페스티벌’.
“초등학교 때부터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해 개그우먼이 되고 싶었어요. 크면서 노래에 더 재능이 있는 걸 알게 된 후 음악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면 더 좋겠다 싶어 가수의 길을 걷게 되었지요.”
그래서인지 그의 노래 중에는 밝은 곡이 많다. 또 쉽게 듣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듣기만 해도 에너지가 샘솟는 음악을 추구하기에 한 가지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채로운 장르를 자신의 방식대로 그려내고 있다. 굳이 장르에 이름을 붙이자면 ‘미지니’라고나 할까?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
“인디스땅스는 스타 등용문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대회예요. 올해에도 700팀이 지원했다고 하더군요. 그런 대회에서 10위 안에 들었으니 저 자신이 참 기특합니다.(웃음)”
미지니는 톱 10 본선 공연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세션 맨들을 초빙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렸다. 아쉽게 결승 진출은 못 했지만 자신의 무대에 만족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그가 이렇게 본선 무대를 알차게 꾸밀 수 있었던 데는 예술인 기회소득이 한몫했다. 기회소득 덕분에 돈벌이를 위한 공연을 줄이고 본선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돈을 허투루로 쓰고 싶지 않았어요. 음악 활동 하라고 준 돈이니 좋은 음악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유치원, 초등학교 등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다닙니다. 경기도에는 문화 예술 활동을 즐기기 어려운 작은 학교가 많거든요. 아이돌 노래를 불러주고, 신나게 기타도 쳐주면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이번 무대에서도 유독 아이들의 환호가 더 컸다. 후렴구 떼창은 물론 공연이 끝난 뒤에는 사인을 받으러 온 초등학생 팬도 있었다. ‘즐거움을 노래하는 뮤지션’이라는 그의 음악 철학이 어른뿐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도 통하는 모양이다.
우울할 틈을 주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티스트로 기억되면 좋겠다는 미지니의 유쾌한 노래는 유튜브 채널 <미지의 세계 Mizi world>에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