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진관 세상에서 하나뿐인
우리 엄마, 우리 아들 | 엄마 이정미·아들 이서빈 |

흙냄새 물씬 풍기는 숲길을 걷는다. 버석거리는 나뭇잎
소리에 걸음은 자연히 멈추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그 순간에 온전히 나를 맡기는 마음 치유 여행, 사색과
명상이 있는 경기도 힐링 여행지로 떠나보자.

글. 김영은

걷고 사색하고 치유하다 가평 경기도잣향기푸른숲 피톤치드 가득한 숲 사이로 호젓한 탐방로와 명상 공간이 이어진다.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잣나무 군락, 산자락에 자리한 방문자센터에서 탐방로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관련 숲 체험을 신청한다. ‘산책길’은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의 인기 탐방 코스다. 출렁다리, 화전민마을 등을 지나는 1.6km의 길은 계곡을 따라 올라 높다란 전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너와집, 귀틀집, 숯가마 등등. 1960~1970년대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화전민마을, 이곳에서 이어지는 오르막은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의 정상 쉼터인 사방댐 전망대를 가는‘하늘호수길’이다. 작은 호수와 탁 트인 잣나무 숲이 한눈에 담 겨 그 자체로 장관을 이루는 전망대 풍경, 기력이 남았다면 사방댐에서 절고개를 지나 축령산, 서리산 정상까지 올라본다.
사방댐에서 둘레길과 샛길을 거쳐 내려오는 길, 녹음 짙은 원시의 잣나무 숲을 만난다. 인적이 뜸한 길은 고즈넉해 사색하기에 더없이 좋다. 샛길의 끝자락은 ‘피톤치드길’로 연결된다.
숲 전체의 윤곽을 가늠할 수 있는 ‘둘레길’(5.8km), 숲속 명상과 기체조, 트리 허그 등 무료로 운영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가평군 상면 축령로 289-146
화~일요일 9시~18시(동절기 17시까지, 월요일 휴무)
어른 1,000원, 청소년·군인 600원, 어린이 300원
방문자센터 031-8008-3739

한강 철책을 끼고 거니는 김포 사색의 길 김포에코센터에서 출발해 용화사에 이르는 길이다. 예전 김포를 대표하던 48번 국도와 공원 속 제방도로가 ‘김포 사색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해 왕복 2시간여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모했다. 한강을 두르고 있는 철책을 바라보며 산책할 수 있는 유일한 길, 아픔을 끼고 제방도로를 따라 걷는 강변 산책을 하다 보면 복잡한 생각은 정리되고 사색은 깊어진다. 그 가치와 품격을 인정받아 전국에서도 사색하기 좋은 길로 손꼽히고 있다. ‘장릉’은 김포 사색의 길을 걷는 이들이 으뜸으로 꼽는 곳이다. 조선 18대 임금인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그 부인 인헌왕후(仁獻王后) 구씨의 무덤으로 수려함과 고즈넉함이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중 어느 한 계절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다. 새벽녘과 저물녘에 다가오는 운치 또한 일품으로,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당당히 등재 되어 있다. 특히 그곳의 연지(蓮池)는 여느 왕릉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으로 그 가치를 더한다. 느린 걸음이 탑돌이를 하듯 연지를 돌고 돈다. 비가 오면 수표에 새기는 물줄기로 심연의 때를 씻어내고, 흐릿한 물안개는 나지막한 기운으로 깊은 위로를 건넨다. 비로소 나를 발견하는 참다운 사색의 길, 눈이 오는 세상에서 내딛는 발자국 또한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김포시 김포한강 11로 455
연중무휴
김포시 공원관리과 031-980-5631~4



한국 순례자의 길 청년 김대건 길 안성 미리내성지에서 용인 은이성지로 이어지는 10.3km의 산책길이다. 한국 순교자 현양의 발원지인 미리내성지를 시작으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을 걸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순례자들이 찾는 천주교의 성지로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의 기념 성당 및 묘역이 있는 미리내성지, 이곳 순례자의 길은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를 차례로 지난다. 이곳에서 은이성지까지 가는 등산길(13.4km, 4시간 30분)은 험한 고개 셋이 있다고 해 ‘삼덕고개’라 부른다. 이는 ‘향주 삼덕’의 준말로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필요한 믿음, 소망, 사랑의 세 가지 덕목’을 뜻한다. 미리내성지에서 애덕고개, 쌍영산삼거리, 석포숲삼거리, 망덕고개, 문소봉삼거리, 곱돈고개, 신덕고개를 넘어 은이성지에 이르는 길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가 사목활동을 위해 넘나들던 행로로, 김대건 신부 순교 후 이민식 빈첸시오(1829~1921)가 그의 시신을 수습해 숨어 걸었던 길의 일부다. 그마지막에 만나는 은이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성소지로, 산으로 둘러싸여 조용하고 한적한 성지에는 김가항성당(용인시 향토유적 제71호) 등 김대건 신부와 관련한 기념관과 조각상 등이 있다.




미리내성지 안성시 양성면 미리내성지로 420
은이성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은이로 182
매일 09:00~17:00(연중무휴)
미리내성지 031-674-1256


폐사지의 ‘텅 빈 충만’ 여주 고달사지 ‘비우자 비로소 채운다’는 말이 있다. 집도 절도 없는 옛터에서 특유의 황량함으로 전하는 자연의 민낯, 그 날것의 기운에서 파닥이는 위로를 받고자 한다면 폐사지를 가자. 승려도 법당도 없는 절터, 경기도에는 이른바 3대 폐사지가 있다.
양주 회암사지, 안성 봉업사지 그리고 여주 고달사지가 그것. 그중 고달사지는 폐사지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자아내며 특유의 고적함으로 존재한다. 드넓은 사역 위에는 오롯이 남은 석조대좌와 원종대사탑비,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이 온전히 드러나는 고달사지는 당간지주도 일주문도 없이 어디가 입구인지, 또 어디가 출구인지 모를 모호함에 존재한다. 고달사지에는 총 5점의 국가지정 문화재와 1점의 경기도지정문화재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쌍사자 석등(보물 282호)을 제외하고는 모두 절터에서 만날 수 있다. 사라진 불상을 떠받들고 있는 3단의 석조대좌(보물 8호)는 높이 1.48m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보물 6호인 원종대사탑비는 받침돌에 생생히 묘사한 거북 머리가 인상적이다. 머릿돌의 화려한 조각이 눈길을 끈다. 석축 사이 앙증맞은 야생화가 싱그러운 폐사지는 수령 440년 된 느티나무와 함께 만물의 무상함과 평안을 대변한다.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 4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