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DMZ, 공감하는 평화 박꽃비 감독

9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임진각과 DMZ 일원에서 다양하고 풍성한 ‘2022 Let’s DMZ’ 행사가 열린다.
그중 ‘찾아가는 DMZ’는 지난 7월부터 각 지역을 찾아다니며 DMZ의 가치와 평화의 공감대를 전파하고 있다.

글. 이정은 사진. 전재호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평화는 DMZ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런데 우린 종종 DMZ를 망각하며 사는 것 같아요. DMZ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아이도 많고요. 그래서 DMZ의 존재를 알리고 일상 속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고자 기획한 것이 ‘찾아가는 DMZ’입니다.”
박꽃비 감독은 ‘쉽게 접할 수 없어 미지의 땅처럼 멀게 느껴지던 DMZ가 우리 동네로 찾아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 끝에 나온 기획이라며, 도내 시군 곳곳을 방문해 공감의 무대로 평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DMZ는 ‘DMZ 디지털 오케스트라’, ‘DMZ 청소년 오케스트라’, ‘DMZ 그림책 콘서트’로 구성된다. DMZ 디지털 오케스트라는 음악과 춤·홀로그램 영상이 어우러진 종합예술 공연으로, DMZ의 역사와 생태 그리고 의미를 담은 오케스트라곡 ‘나비’, ‘사계’가 연주되는 동안 춤과 홀로그램 영상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DMZ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경기 북부 김포, 연천, 포천 등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에 거주하는 청소년 음악인이 모여 공연을 개최하며 DMZ를 직접 알리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DMZ 그림책 콘서트는 전쟁과 분단, 평화에 대한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그림책·음악과 접목해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공연이다. DMZ를 소재로 하는 그림책 <미어캣의 모자>와 <왕이 되고 싶은 호랑이>를 노래와 구연으로 들려준다. 특히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은 영국인 배우 폴 매튜스를 초빙해 한국어와 영어도 동시 진행한다.

지역 예술가와 협업으로 더욱 다채로운 공연 “경기도의 31개 시군은 저마다 특색이 있어요. 그래서 지역별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보이죠. 가령 어르신이 많은 지역은 DMZ 디지털 오케스트라를, 아이가 많은 지역은 DMZ 그림책 콘서트를 진행합니다. 지역에서도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고 있어요. 지역 행사나 축제에 초빙해주시는 덕분에 저희는 잘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올리는 격이랄까요. 하하.”
박 감독은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 숟가락 덕분에 더욱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찾아가는 DMZ는 지역 예술가와 협업해 또 다른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가령 평택 공연의 경우 평택에서 유명한 그라피티 작가인 이철수 작가가 현장에서 라이브로 그림을 그린 뒤 그림책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지역 예술가가 나와 서인지 큰 호응을 받았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 예술가와 호흡을 맞추고 싶고, 경기도 31개 시군도 다 찾아가고 싶어요. 이러한 바람이 현실이 되겠지요? 하하.”
빠듯한 예산임에도 즐겁게, 열정적으로 참여해주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박꽃비 감독은 예술 경영을 전공하고 동숭아트센터, 상명아트센터, 구리아트홀 등에서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 경기문화재단 Let’s DMZ 사무국으로 초빙된 실력파다. 감독이지만 막내 스태프처럼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현장을 누비는 박 감독과 공연단이 뿌린 열정 씨앗 덕분에 내년 DMZ 꽃밭에는 더욱 아름답고 화사한 꽃이 만발하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