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태우가 경기도의회 웹 드라마 <지금, 의회는 36.5>에서
주인공인 초선 의원 ‘남궁훈’으로 변신해 경기도민에게 인사한다.
왕이나 대신 역할을 주로 맡아 사극 전문 배우로 알려진 그에게 이번 도의원 역할은 색다른 필모그래피가 될 듯하다.
이제 갓 마흔 넘은 나이지만 연기 경력은
35년 가까운 그가 보여줄 도의원은 어떤 모습일지 들어봤다.
지난 9월 20일 경기도청 1층 대강당에서 경기도의회 웹 드라마<지금, 의회는 36.5>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지금, 의회는 36.5>는 경기도의원에 당선된 초선 의원 ‘남궁훈’(정태우)과
‘강하영’(서지수), 의정 경력이 풍부한 3선 의원 ‘박철민’(김준배)이 ‘개발’과 ‘보존’이라는 대립되는 현안으로 극명하게 나뉜 도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리는 웹 드라마다. 10월 4일부터 경기도의회 유튜브 채널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드라마는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들이 출연해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 정태우는 처음
맡는 도의원 역할을 해보니 도의원이 극한 직업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 었다고 털어놓았다.
“도의원들이 조례 제정, 예산 심의, 행정 사무 감사, 지역구 민원 해결 등등 생각보다 정말 많은 일을 하시더군요. 저는 실제 도의원은 힘들어서 못 할 것 같아요.”
정태우는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가 주된 주제였는데, 촬영하는 동안 개발도 필요하지만 환경 역시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 기회였다며 도의원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더웠던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2주간 무더위 속에서 촬영을 강행해 힘들었지만, 도민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도의원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전달할 수 있어서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수양대군, 장르물 등 선 굵은 연기 해보고파
정태우는 1989년 여덟 살에 영화 <똘똘이 소강시>로 데뷔한 후 영화와 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베테랑 배우다. KBS <왕과 비>, <태조 왕건>, <대조영>과 sbs <왕과 나>
등 굵직한 사극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로 호평받으며 사극 전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어린 단종 역할을 두 번이나 맡아 단종 하면 정태우가 떠오를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 출연한 작품도 올해 4월 종영한 <태종 이방원>이었으니, 역시 사극 전문 배우답다. 그 스스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왕과 나>에서 연기한 연산군을 꼽았다.
“가장 힘들고 고생한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힘들기도 했지만 제가 TV를 보면서 쾌감을 얻기도 해서 더욱 기억에 남아요.”
정태우는 역사 속 인물을 잘 소화하기 위해 책을 통해 역사를 공부하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보는 식으로 캐릭터를 구축해나간다. 하지만 소설은 피하는 편.
작가가 그린 이미지대로 해석하게 될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그런 그가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로 수양대군을 꼽았다.
단종을 두 번이나 연기한 만큼 단종을 죽인
수양대군을 잘 연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본인의 생각으로 하려는 연기를 실제현장에서 100% 표현하는 배우가 명배우라 생각한다는 정태우는 대중이 자신을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 장르물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바람도 살짝 내비쳤다.
기아 난민 위한 NGO 홍보대사 등 봉사에 진심인 배우
그는 지난 1999년 ‘희망친구 기아대책’이라는 NGO와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목사가 된 선배 배우 임동진 씨의 권유로 홍보대사를 맡게 됐다고.
“임동진 선생님이 어릴 때부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그 사랑을 조금 나누면 어떻겠냐며 권유하셨어요. 처음에는 나누는 것이 좋다고 배웠으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고난이나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데 오히려 도움이 돼서 기쁜 마음으로 20년 넘게 해오고 있어요.”
정기 후원과 해외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온 그는 나눔의 기쁨을 실감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두 아들을 나눔 행보에 동참시킨다. 큰아들과 해외 봉사 활동을 다녀오거나 아동 복지를 위한 가족사진 재능 기부 등도 그런 의미에서 참여했다.
특히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부모가 없는 아이들,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더 커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나눔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HMR 제품을 매달 소외 계층에 전달하는 착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일산에서 30년 가까이 산 ‘찐’ 경기도민
정태우는 10대부터 일산에 살았으니 일산 토박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일산호수공원에서 자주 달리기를 한다. 집 가까이에 호수, 공원 등 자연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는 것이 일산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할리우드 영화를 많이 봐서인지 어릴 때는 미국에 살면서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한국이 영화와 드라마의 강국이 되어 한국에 사는게 너무 자랑스럽죠. 앞으로 경기도 일산에 살면서 전국 곳곳을 여행하거나 가끔 해외여행을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사는 곳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정태우는 이번 웹 드라마도 경기도민이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앞으로 아이들이 도의회나 도의원에 대해 물어보면 잘 대답할 수 있게 됐다며 두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가장 닮고 싶은 배우로 최수종 씨를 꼽은 것도 그의 가정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를 닮고 싶어서다. 자신을 사랑 해주는 팬들에게 항상 감사한다는 정태우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자못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