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아닌데
기침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기침이 계속 나온다면 의외의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이유 없이 기침이 계속된다면 우리 몸의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글. 이정은

코로나19 때문에 요즘은 재채기만 해도 눈치를 보게 되고, 기침이 잦으면 코로나19에 걸린 건 아닐까 의심도 든다. 직장인 이지경씨는 코로나19에 걸린 적도 없는데, 잔기침이 심해 혹시나 하고 자가 키트로 검사를 했다. 결과는 음성. 하지만 기침이 끊이지 않아 PCR 검사를 받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이지경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일교차가 큰 가을 환절기는 콜록거리는 기침 소리가 잦아지는 시기다. 코로나19로 기침은 두려운 존재가 됐지만, 실상 기침은 건강을 지키는 데 아주 중요한 생리적 반응이기도 하다. 호흡기 자극 물질이 비강을 통해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폐 속 공기와 함께 자극 물질을 외부로 배출 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다 한두 번 기침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기침이 계속되면 우리 몸의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침의 원인은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부터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 등 매우 다양하다. 기침의 지속성도 중요하다. 만약 기침의 지속 기간이 3주 이내면 급성 기침이며, 3~8주면 아급성 기침, 8주 이상이면 만성 기침으로 분류한다.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기침은 아무리 길어도 4~8주를 넘기지 않는다. 문제는 만성 기침. 만성 기침이 유발하는 의외의 질환은 다음과 같다.

마른기침을 동반하는 의외의 질환 헛기침이 나오면서 코가 흐르는 느낌이 있다면

후비루증후군

후비루는 코나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뒤로 넘어가는 현상이다. 이때 기도와 기관지에 있는 기침 수용체를 자극해 기침이 난다. 따라서 만성적으로 기침이 유발되면서 코가 흐르는 느낌과 목에 점액이 고인 듯한 이물감 때문에 반복적으로 헛기침 또는 뱉어내는 행동을 하게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인후통이 나타나며, 목을 압박하는 느낌으로 호흡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비강과 후두 등에 염증이 있는 축농증이나 비염을 앓는 사람에게 후비루증후군이 많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셔 목을 깨끗이 씻어주고, 식염수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비강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 기침이 자주 나온다면

위식도 역류 질환

위식도 역류 질환은 위산이 직접 식도와 기관지를 자극해서 발생한다. 가슴 쓰림과 신트림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 동시에 마른기침도 유발한다. 역류한 위산이 식도와 인후두 등에 닿으면 기관이 자극을 받아 반사적으로 기침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로 식사 후에 기침이 나오고 야식을 즐긴다면 밤에도 기침을 한다. 역류성 식도염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키는 담배·커피·초콜릿 등의 음식을 피하고, 식후에 바로 눕지 않으며, 과식과 기름진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잘 때 높은 베개를 사용하고, 취침 3시간 전 부터는 음식 섭취를 자제한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심하다면

위식도 역류 질환

기침형 천식은 기관지천식과 달리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증상 없이 마른기침만 지속되는 경우를 이른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며, 대부분 늦은 밤이나 새벽에 심한 것이 특징이다. 몸속 생체 시계는 뇌가 각성하는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염증을 억제하지만, 밤에는 기도 염증 반응이 심해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는 것이다. 또 외출할 때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 때문에 심해지기도 한다. 천식을 예방하려면 생활 속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가습기나 젖은 수건 등을 사용해 실내 습도를 알맞게 유지해주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한다.

누운 자세에서 더 심하다면

심장 질환

심장 질환도 기침과 호흡곤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장 질환 때문에 생기는 기침은 주로 마른기침인데, 누운 자세에서 증상이 악화된다. 누워 있으면 혈액이 가슴 쪽으로 몰려 폐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기침이 나오는 것인데, 자세를 바꾸면 바로 기침 증상이 완화된다. 심장이 아니라 호흡기 이상 때문에 기침이 나온다면 자세를 바꿔도 좋아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심장 질환으로 인한 기침은 가래를 거의 동반하지 않는다. 만약 가래에 거품이 섞인 빨간색 혈흔이 있으면 심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기에 심장 질환 관련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tip
마른기침에 좋은 차

마른기침을 빠르게 멈출 수 있는 음식으로는 따뜻한 차가 제격이다. 따뜻한 차는 호흡기에 생긴 열을 내려 염증을 가라앉히고, 기침도 완화해준다. 마른기침을 멈추는 데 도움을 주는 차로는 오미자차, 대추차, 도라지차, 맥문동차, 파뿌리차 등이 있다. 오미자차는 폐 기능 항상 효과가 있어 호흡기를 튼튼하게 해주며, 대추차는 따뜻한 기운이 있어 목을 보호한다. 도라지차는 풍부한 사포닌이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해 기침을 완화해준다. 평소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기침·가래가 많은 사람,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수시로 마시면 좋다. 맥문동차는 호흡기에 좋은 대표적인 차다. 폐와 기관지는 건조하면 병이 잘 생기는데, 맥문동은 호흡기의 진액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