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는 2년 기수제 운영과 도민 서포터즈 제도를 통해 장애 예술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인재 양성형 오케스트라다. 도민 서포터즈의 후원, 재능 기부, 자원봉사는 단원들의 음악적 성장을 돕고, 도민도 문화를 향유할 기회가 될 것이다.
글. 이선민
사진.강민구
지난 11월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아트센터의 한 연습실. 문을 열자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가 빚어내는 화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 40명이 두 번째 합동 연습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단원들은 창단식에서 연주할 곡 중심으로 연습 중이었다. 세계 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 열릴 창단식에서 비제의 <아를의 여인> 모음곡 중 ‘파랑돌의 춤곡’을 시작으로 마지막 곡은 힘찬 에너지를 담은 ‘라데츠키 행진곡’까지 총 네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박성호 지휘자는 “웅장함과 활력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곡”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성호 지휘자는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서 관현악을, 폴란드 프리데리크 쇼팽 음악 대학교(Fryderyk Chopin University of Music)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으며, 현재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트롬본 단원이자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7년간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활동하며 국내 최정상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이끈 실력자다. 창단식을 앞두고 지휘자와 단원들이 호흡을 맞춰가는 현장은 열정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2년 기수제 인재 양성형 오케스트라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는 악기별 실기와 면접 심사를 거쳐 2 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선발된 40명으로 구성됐다. 18∼43세의 단원 대다수는 지적·자폐성 발달장애인이며 시각장애인 2명, 청각장애인 1명이 포함됐다. 주 2회 전문 강사와 집중 연습을 하고 다양한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 양성형 오케스트라로, 기수제 운영을 통해 2년마다 새로운 단원을 모집해 더 많은 장애인에게 참여 기회를 줄 예정이다. 특히 단원 각자 민간 오케스트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활동도 병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민 서포터즈로 함께하면 문화 혜택으로 돌아와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는 장애 예술인의 성장을 지원하고 도민과 함께하는 ‘도민 참여형’ 예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도민이 참여할 수 있는 ‘도민 서포터즈’ 제도를 운영해 예술과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동시에 실현한다는 취지다. 도민 서포터즈는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지원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도민 누구나 금전적 후원과 재능 기부, 자원봉사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악보 편곡, 공연장 제공, 단원들의 의상 및 소품 후원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지원은 음악적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후원금은 대형 악기 임대, 심화 음악 캠프, 공연 기회 확대 등에 사용되어 단원들의 성장에 중요한 재정적 기반이 된다. 경기아트센터 누리집(
www.ggac.or.kr) 네이버 팬 카페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서포터즈’를 통해 가입하면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초청받아 연주를 감상할 기회와 후원 금액에 따라 경기아트센터에서 기획하는 다른 공연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도민의 참여와 후원은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의 음악적 꿈을 현실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기적을 만들어가는 장애인 오케스트라에
많은 후원 부탁합니다
박성호 지휘자
“신발 끈을 묶는 데 몇 년이 걸리는 친구들이 악기를 배워 함께 하모니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진정한 예술 아닐까요? 오랜 시간 실력을 쌓아온 단원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는 것은 음악가로서 큰 영광입니다. 앞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새 지평을 열 것이라 확신합니다. 도민 여러분의 관심이 클수록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가 더욱 성장할 수 있기에 도민 서포터즈에 많이 가입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런 기회가 선물 같아요
은성호 단원·손혜숙 어머니
“성호는 클라리넷을 20년 가까이 해왔어요. 피아노를 하다가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클라리넷으로 전향했는데, 서울까지 매일 연습하러 다녔지요. 오케스트라에 합격한 게 정말 꿈 같아요. 이젠 수원에서 연습할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나이가 많아 걱정했는데 정말 감사하죠. 성호도 앙상블보다 규모가 크고 악기도 다양해서인지 더 열심히 하더라고요.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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