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청소년 교실’은 다문화 돌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돌봄 교실이다.
경기도 아동돌봄 기회소득 덕분에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사진. 전재호
“송삼초등학교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전교생 45명 중 27명이 이곳으로 오는데, 이 중 10명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에게는 국경이 없어요. 모두 친구들이죠.”
국경없는 청소년 교실의 대표인 사카이 아야 선생님은 맞벌이가정과 한부모가정이 많은 농촌 지역 특성상 방과 후 돌봄이 절실한데 근처에는 학원도, 청소년 교실도 없어서 엄마들이 발 벗고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국경없는 청소년 교실의 전신은 일본인들이 주축이 된 마을 공동체 ‘아트 오브 블루 어스’였다. 처음에는 환경 교육과 쓰레기 줄이기 같은 활동을 했지만, 점차 아이들을 위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2022년 경기도형 아동돌봄공동체 조성사업에 지원해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돌봄을 시작했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노는 방법도 몰랐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찾아서 놀이를 만들고 규칙도 만들면서 저희들끼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거예요. 놀면서 크는 아이들이 된 거죠.”
국경없는 청소년 교실은 방과 후 오후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문을 연다. 학부모들이 각자 전공을 살려 일본어, 체육, 미술, 음악, 요리 등을 가르치고 매일 간단한 저녁식사도 만들어준다. 마을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놀아도 마을에 활기가 넘친다고 도리어 좋아하신다. 마을 사람들이 마음을 합쳐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형 아동돌봄공동체 조성사업이 2024년에 끝났어요. 그래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경기도 아동돌봄 기회소득을 받게 되어 한시름 놓았습니다.”
사카이 아야 선생님은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늘봄교실을 운영할 수 없는 작은 학교의 경우 지역의 돌봄 공동체를 활용하면 더 효율적인 돌봄이 이루어질 것 같다”고 제안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마을의 모든 구성원이 아이들의 꿈과 성장을 위해 손을 맞잡는 국경없는 청소년 교실은 단순한 돌봄 공간을 넘어 지역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이어주는 특별한 공간이다. 2025년 새해를 여는 1월, 온 마을이 만들어가는 희망찬 미래를 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