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인류 최초의 산악인이다. 드림앤어드벤처 대표로 등반, 트레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그는 경비행기 세계 일주도 준비 중이다.
고래산길의 시작과 끝을 잇는 석불역과 구둔역은 촬영 명소로 알려진 기차역이다.
그리고 두 역 사이에는 양평의 흥미로운 마을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진. 전재호
- 코스 정보
- 석불역 ⇨ 고래산 임도 입구 ⇨
고래산 임도 출구 ⇨ 구둔역
- 소요 시간
- 6시간
- 거리
- 18.3km
- 난이도
- 중
경기도는 구리시, 남양주시, 양평군, (재)경기문화재단과 함께 평해대로의 옛 노선을 연구해 고증하고, 그 원형을 바탕으로 평해길을 조성했습니다.
안내판에는 ‘돌부처가 있던 망미리 석불마을’에 대해 적혀 있다. 망미리는 일제강점기 때 4개의 자연 마을이 합쳐지면서 생긴 마을로, 망미산에서 이름을 따왔다. 망미리의 으뜸 마을은 석불마을이었다. 마을에 돌부처가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전해지지만, 누구도 그 돌부처가 어디에 있는지는 몰랐다. 그러다 2012년 석불역 인근 야산에서 미륵불 2개가 발견됐다. 고려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이 미륵불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지만, 그만큼 마을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 어쩌면 망미산이라는 이름도 이 미륵불을 바라보고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붙은 이름일 것이다.
석불마을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뒤로하고 고래산 임도 방향으로 길을 나서면 전형적인 양평의 시골길로, 가을 수확을 끝내고 겨울 숨 고르기에 들어간 농촌 풍경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조금 더 가다 보면 전양고개 안내판이 나온다. 이 고개는 예전에 석불마을에서 초왕골로 넘어가는 고개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 마을 사람들 외에는 이 고개가 어디로 이어졌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과거에 다니던 길보다 편한 길이 생기면서 이름마저 바뀌었고, 정작 원조 전양고개는 사람들에게 잊히고 말았다.
논길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 망미리마을 회관에 도착하니 겨울 숲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이 길의 이름인 고래산 임도 입구다. 고래산은 남동쪽으로는 옥녀봉(419m), 남서쪽으로는 우두산(460m)을 거느리고 있어 산세가 고래 모양 같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어느 방향에서 오르든 하산할 때는 코스의 반대 방향으로 나오게 된다.
구둔역으로 이어지는 고래산 임도 구간은 8km로 꽤 길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동안 아무도 없는 숲의 고요함을 느끼며 자연의 소리를 음미할 수 있다. 또 지저귀는 새소리와 상쾌한 바람소리는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겨울바람을 탄 숲이 파도처럼 너울대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쉽지 않은 코스지만, 산행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고래산 정상까지 올라가 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