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기도 임인년, 범 내려온다

호랑이해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를 힘들게 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모두가 다시 힘차게 일어서는 한 해를 기원하며 경기도에 내려온 범을 찾았다.

글. 이정은 사진. 전재호
호랑이 포효가 들리나요?
호랑이가 우렁차게 울면 잔잔한 호수에 물결이 일렁인다.
호랑이 줄무늬처럼.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호랑이가 울어
마을 사람들을 구했다는 가평 호명산의 호명호수다.
하늘과 맞닿은 풍경이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
지금은 호랑이보다 호수가 더 유명하다.

호랑이 기운이여 솟아라
냇가에 범이 모여 살았다는 뜻을 지닌 안양시 범계동.
호랑이가 어슬렁대던 범계역 인근은 놀거리, 먹거리 가득한
문화의 광장이 되어 시민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임인년을 맞아 솟아나는
호랑이 기운으로 더욱 활기찬 거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하룻강아지, 범이랑 친구 하개
유독 강아지가 많다. 이방인의 인기척을 쫓아
개 짖는 소리도 끊이지 않고 따라온다.
뒷산 형상이 호랑이가 엎드려 앉은 모양을 한 데다
호랑이가 자주 내려왔다는 안성 복거마을.
마을 곳곳에 호랑이 그림과 모형이 가득하고,
그 곁을 하룻강아지가 지키고 있다.



호랑이 배꼽에서 전통주를 빚다 한반도 지도를 호랑이 형상에 빗대었을 때
배꼽 자리에 위치한다고 해서 이름 지은 평택의 호랑이배꼽양조장.
생쌀을 40일간 숙성해 만든 막걸리는 산뜻하고 개운하다.
주인장의 표현대로 ‘여백의 맛’이 난다.
3대가 함께 전통주를 빚으며 인생도 빚고 있는
호랑이배꼽양조장에서는 삶의 여백이 느껴진다.

영험하거나 익살스럽거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부터 우리의 호랑이 사랑은 특별했다.
선조들은 새해가 되면 까치(길상), 소나무(장수), 호랑이(악운 물리치기)를 그려 만복과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영험하거나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늘 우리 곁을 지킨 호랑이. 동덕여대 민화학과 송창수 교수도
힘들고 지친 일상을 이겨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로 ‘까치호랑이’를 그렸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 호랑이와 즐겁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카툰 속 호랑이는 재치 있고 위트가 넘친다.
부천의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카툰 작가 44명의 호랑이 카툰 전시회
< 2022 송구영신 카툰전_호락호락(虎樂虎樂)> 을 2021년 12월 28일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웃음과 풍자가 가득한 호랑이들을 보며 한바탕 시원하게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