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이슈 미래 식량으로 즐기는
착한 한 끼

이제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미래 식량을 만날 수 있다.

글. 이정은 사진 제공. 브라잇밸리, 스타벅스코리아, 언리미트, 저스트에그, 플래닛 베러, 셔터스톡

2013년 영화 <설국열차>.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고 중무장한 경비가 단백질 블록이 담긴 카트를 끌고 들어온다. 꼬리 칸 거주민에게 식사이자 생명줄인 단백질 블록이 가득 들어 있다. 양갱처럼 생긴 단백질 블록은 바퀴벌레로 만든 것으로, 영화에서는 계급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요소지만 과학적 견해로 보면 효율 높은 미래 식량이다. 물론 바퀴벌레가 아닌 식용곤충이라는 전제하에. 2021년 노래 ‘슈퍼참치’. 방탄소년단의 진이 팬들을 위해 장난처럼 부르고 올린 영상이 수천만 뷰의 조회 수를 올리며 ‘슈퍼참치’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다. 진은 이 노래를 부르며 슈퍼참치를 찾아 동해와 서해 바다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이제 굳이 바다까지 갈 필요도, 살생(?)할 필요도 없다. 콩으로 만든 참치 제품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으니까.

단백질 풍부한 미래 식량 식용 곤충 곤충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았다. 식용 곤충은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3배나 높고, 칼슘·철·아연·비타민·무기질 성분 등이 풍부하며, 불포화지방산 함량도 높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해 생산 단가가 낮으며 배설물도 적어 돼지나 젖소 농장에서 나오는 분뇨 문제를 피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는 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누에, 갈색거저리유충,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유충, 장수풍뎅이유충,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등 8종의 곤충을 일반 식품 원료로 지정하고 있다. 이 곤충들을 동결건조한 뒤 분말화해 음식 원료로 사용하는데, 이렇게 만든 에너지바, 파우더, 뮈슬리, 쿠키, 셰이크 등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콩으로 만든 참치 대체 해산물 육류 위주로 생산하던 대체 식품은 해산물까지 그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최근 해양 생태계 파괴 및 중금속·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대두되며 대체 해산물 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의 한 편의점업체가 식물성 대체 참치를 사용한 간편식 3종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해당 간편식에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원료로 참치 맛을 재현한 식물성 참치를 사용 했다. 대체 해산물은 갑각류·생선·조개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즐길 수 있고, 남획으로부터 해양 생태계를 보존할 수도 있어 지원과 연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아직은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제품과 어류의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수준이지만, 대체 식품을 통해 해산물을 맛볼 날이 머지않았다. 고기인 듯 고기 아닌 고기 식물성 고기 축산업은 전체 온실가스 생산의 5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기후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동일한 양을 얻기 위해 채소보다 8배 많은 물과 160배나 많은 농경지를 필요로 한다. 이 같은 이유로 대체 단백질은 나날이 부각되고 있다.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동물복지로 고기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콩으로 만든 대체육은 이미 친숙한 먹거리다. 식감과 맛도 축산육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화했다. 오래도록 이어온 육식이냐 채식이냐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되겠지만,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것을 보면 건강과 환경을 고려하는 가치 소비문화가 미래 먹거리 문화를 좌우할 것은 분명하다.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먹을 수 있는 라테 식물성 우유 언젠가부터 우유가 필수 먹거리가 됐다. 그러나 우유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우유 마시기가 겁난다. 그렇다고 두유를 마시는건 달갑지 않고. 이런 사람이 의외로 많은 모양이다. 식물성 음료 시장의 외연과 크기가 상당히 넓어진 걸 보면 말이다. 매일유업과 동원F&B 등의 음료 회사에서 귀리와 아몬드를 이용한 식물성 음료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기업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에서는 카페라테에 우유 대신 넣을 수 있는 오트 밀크를 개발했다.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카페라테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콜레스테롤 없는 달걀 녹두 달걀 지구에 달걀이 없다면 과연 뭘 먹고 살까 싶을 정도로 달걀은 우리 식생활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런데 대부분의 달걀이 좁은 사육장에서 자라는, 산란 촉진제와 항생제를 맞은 닭에게서 나온다. 이것이 마음에 걸려 달걀 먹기가 꺼림칙하다면 녹두로 만든 달걀을 선택해보자. 기존 동물성 기반 식품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물성 기반 대체 식품을 개발해온 잇 저스트(Eat Just)의 식물성 대체 달걀 브랜드 ‘저스트 에그’가 국내에 공식 론칭했다. 저스트 에그는 녹두에서 추출한 단백질에 강황을 더해 달걀의 식감과 색을 만들어낸 인공 달걀로, 달걀의 풍미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