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호의 경기둘레길 탐방 북한강을 품은 걷기 좋은 산책로
경기둘레길 23코스

북한강을 품고 있는 청평(淸平).
글자 그대로 맑은 물, 맑은 뜰의 고장이다.
경기둘레길 23코스는 바로 청평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코스다.

글. 이인철 사진. 전재호

코스 정보 청평역 입구~청평1리 마을회관~ 청평유원지~신청평대교~삼회1리 마을회관
거리 8.1km 소요 시간 2시간 40분 난도 매우 쉬움

이곳에서 겨울옷을 입은 억새와 수풀을 벗 삼아 30분여 걸으면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바람은 매섭지만, 마음은 상쾌하다.


청평역에서 출발은 청평역 2번 출구(남측 주차장)로 나가면 경기둘레길 23코스 안내 표지가 보이고, 바로 옆에 스탬프 함이 있다. 10여 분 걷다 보면 가장 먼저 청평 오일장과 ‘낭만 가득 청평’이란 문구가 선명한 청평교와 마주한다. 청평 오일장은 2일과 7일,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겨운 시골장의 풍경을 맛볼 수 있다. 청평교는 건너는 것이 정석이지만 맑은 하천 아래로 내려와 돌다리를 건너길 추천한다. 어릴 적 냇가에서 놀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듯싶다. 다만 트랭글 등 경기둘레길 앱을 실행하고 걷는다면 ‘코스 이탈’이라는 경고음은 무시할 것.
돌다리를 건너 편의점을 지나 청평교 오른쪽 조종천 변 자전거도로로 들어선다. 이곳부터 신청평대교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이곳에서 겨울옷을 입은 억새와 수풀을 벗 삼아 30분여를 걸으면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바람은 매섭지만, 마음은 상쾌하다. 신청평대교 아래 체육공원에서 게이트볼을 즐기는 중년이 많다. 공원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코스로 제격이다.

호명산과 청평댐, 북한강 풍광이 한눈에 펼쳐지다체육공원을 지나 신청평대교에 오르면 북한강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시간이 잠시 멈춰 선 듯 평화롭고 한적하다. 자동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걷기의 묘미다. 다리를 건너면 북한강로 벚꽃길이다. 봄이 되면 벚꽃 구경을 나온 차와 인파로 붐비는 구간이다. 그동안 인도가 좁아 다소 위험한 코스였지만, 지난해 덱 길을 조성해 지금은 도보 여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덱이 없는 위험한 구간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숲 향기를 만끽하고 싶거나 좀 더 걷고 싶다면 청평자연휴양림에 들러보자. 아담하지만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고 휴양림 뒤에는 해발 710m 뾰루봉이 있어 등산도 가능하다.

억새야 놀자, 생태 복원 숲길 수풀로 삼회리 청평자연휴양림을 지나 10여 분 걸으면 23코스의 하이라이트인 수풀로 삼회리가 나타난다. 생태계 단절을 불러온 커다란 옹벽들을 허물고 생태 복원을 진행한 곳으로, 수질 개선 홍보와 생태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과 억새밭을 따라 걷는 수변탐방로는 사색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탐방객센터에는 체험교육관, 홍보관, 책방, 전망대 등이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중단했지만, 생태 탐방 및 공예체험교실을 운영(무료)한다니 참고할 것. 탐방객센터를 지나면 종점인 삼회1리 마을회관에 다다른다. 회관 맞은편에 경기둘레길 24코스 시작 안내 표지와 함께 스탬프 함이 있다. 이 구간은 경기둘레길 중 비교적 짧은 코스이자 평지로, 남녀노소 누구나 충분히 쉬면서 자연을 만끽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청평역으로 돌아갈 땐 대중교통보다 택시를 추천한다. 택시비는 1만 원 안팎이다.

허영호 산악인이자 탐험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인류 최초의 산악인이다. 드림앤어드벤처 대표로 등반, 트레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그는 경비행기 세계 일주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