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풍 자연의 매력 속에서 여유와 편안함을 만끽하는 ‘러스틱 라이프’.
도시인과 자연인으로서 공존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0년대 ‘도시 텃밭’의 전체 면적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8년 동안 13배 가까이 넓어졌고,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도 농사를 짓는 도시 농부의 인구도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밖에 도시 생활에 지쳐 귀농〮귀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늘면서 이도향촌(離都向村) 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로 이러한 트렌드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과연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 산다고 해도 뭘 해 먹고 살지?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최근 러스틱 라이프가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시골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러스틱 라이프란 날것 그대로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의 편리함을 부여하는 시골형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러스틱 라이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2022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도시를 떠나 완전히 단절되는 귀농 귀촌과 개념이 다르다. 닷새는 도시에서 기존의 삶을 영위하면서 이틀은 시골에서 소박한 삶을 즐기는 오도이촌(五都二村)의 새로운 생활양식에 가깝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촌캉스 러스틱 라이프가 부상한 데는 뭐니 뭐니 해도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면서 소박한 시골 삶을 온전히 체험해볼 기회가 생겼다. 여기까지는 국내 여행객이 늘어난 정도겠지만, 젊은이들 사이에 일어난 뉴트로 열풍이 더해지면서 러스틱 라이프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뉴트로는 과거의 감각이 현세대에게는 새롭고 힙한 문화로 인식되는 것을 말한다. 단, 어디까지나 과거에서 모티브만 따올 뿐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해야 젊은 세대가 열광한다. 시골이라는 공간에 젊은 세대가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가 가미되며 불멍, 논밭 뷰, 촌캉스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미디어의 영향도 한몫했다. 캠핑 라이프, 자연 속 삶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골에 대한 호감도를 높였다.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촌캉스는 호캉스만큼이나 많은 이가 열광한다. 러스틱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은 힐링 시간을 보낸다는 데 만족을 표한다. 논 밭 산에서 개구리, 아궁이 등 평소 쉽게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삶의 활력이 되고, 많은 것을 얻는다고 말한다.
지역 균형 발전의 역할도 기대? 러스틱 라이프를 실천하는 방법은 떠나기, 머물기, 자리 잡기, 둥지 틀기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여행이 바로 떠나기에 해당한다. 머물기는 요즘 유행하는 한 달 살기를 생각하면 된다. 자리 잡기는 한두 번 머물러본 시골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적합하다고 판단한 이들이 아예 집 한 채를 임대하거나 매매해서 세컨드 하우스를 갖는 단계다. 물론 완전한 이주는 아니다. 둥지 틀기 단계는 닷새는 시골에 머물고 이틀은 도시에서 ‘밥벌이’를 하는 것으로, 이 단계까지 왔다는 것은 오도이촌이 아닌 이도향촌이라고 할 수 있다. 러스틱 라이프의 부상은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강원도에서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평창, 홍천, 양양, 횡성, 강릉 등 수도권과 연결 교통망을 갖춘 지역은 경쟁률이 최고 10: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차가운 빌딩숲에 심신이 지쳤다면, 러스틱 라이프를 통해 삶에 활력을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