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속도로 누비는 자전거를 탄 가을 풍경

2024. 10

자전거를 따라 풍경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스쳐 지나간다.
아날로그 속도 속 정경은 보다 세심하다. 바람에 살랑이는 꽃잎,
무게를 주체하지 못해 고개 숙이는 곡식,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의 윤슬….
긴 더위를 밀어내고 찾아온 가을의 속살을 두 바퀴로 즐겨보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띄는 마법 같은 풍경은 자전거 여행의 또 다른 묘미다.

글. 이정은
사진. 전재호

가깝고도 먼 북녘땅을 곁눈질하며 달린다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출발하는 평화누리자전거길 제7코스는 수려한 임진강의 주상절리, 마을 안길, 논길, 제방길, 호젓한 오솔길 등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연천의 푸르고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길이다. 경원선 철도 중단점을 알리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 표지가 있는 신탄리역과 옥녀봉에 우뚝 서서 북한을 향해 인사하는 ‘그리팅맨’에서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제7코스(군남홍수조절지~역고드름)
주행거리 32km
주변 명소 군남홍수조절지, 임진강평화습지원, ‘그리팅맨’, 신탄리역, 고대산, 역고드름

서해와 한강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뱃길 따라 고고~

서해와 한강을 연결하는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조성된 명품 자전거길, 잘 닦은 자전거도로가 일직선으로 이어져 초보자도 편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또 인공 폭포, 전망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달리는 내내 지루하지 않으며, 곳곳에 야간 스폿도 있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라자전거길(아라서해갑문~아라한강갑문)
주행거리 21km
주변 명소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아라마리나, 수향루, 아라폭포, 아라마루, 아라서해갑문

강물 따라 추억도 함께 달린다

남양주 팔당에서 양평까지 이어지는 27km의 중앙선 폐철도 구간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꼽힌다. 녹슨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말끔하게 포장된 자전거길을 따라 터널과 강변을 달려 지금은 쉼터 역할을 하는 추억의 간이역인 능내역도 만난다.

남한강 자전거길(팔당대교~양평)
주행거리 27km
주변 명소 능내역, 팔당댐, 두물머리, 북한강철교, 세미원

자유를 열망하고 평화를 노래하다

파주 반구정부터 임진강을 따라 장남교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 황희와 이이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여생을 보냈다는 반구정과 화석정, DMZ의 랜드마크인 임진각평화누리를 만날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남북으로 분단된 현실에 콧바람보다는 숙연한 마음이 든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제5코스(반구정~장남교)
주행거리 29km
주변 명소 반구정, 임진각 평화누리, 화석정, 율곡수목원

세종대왕과 함께하는 남한강 100리길

남한강 변을 따라 쭉 이어지는 강변길이 매력적인 코스. 모습이 제각각인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를 비롯해 당남리섬 테마공원, 세종대왕 영릉, 신륵사 등 명소도 많아 역사 여행지로도 그만이다. 특히 코스모스와 국화, 단양쑥부쟁이가 장관을 이룬다.

남한강 자전거길(파사성~강천섬)
주행거리 30km
주변 명소 파사성,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세종대왕 영릉, 신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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